Monday, August 9, 2010

'4'를 극복해야 하는 기아타이거즈의 세가지 행운

프로야구 잔여시즌 경기일정이 발표되었다. 기아타이거즈는 32경기 남은 상황.

요즘 기아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작년 이전의 기아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작년에 못 이길 것 같은데 이기고, 졌다고 생각했다는 이기고, 경기는 썩 잘하지 못했는데 이기고 그랬다.
요즘은 이길 것 같은데 지고,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지고. 경기는 잘 한 것 같은 데 지고.
일요일 두산과의 경기는 이런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끌려가다 9회말 홈런 두방으로 동점! 그럼 분위기상 이겨야되는 거 아닌감? 여튼.

<프로야구 팀 순위 8월 9일, 네이버 스포츠>


현시점에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해, 기아에게 숫자 '4'가 남다르다.
4강에 들어야 되고, 롯데와의 승차가 4경기차이고, 선발투수가 4명이다.
롯데와의 승차는 좁혀질 듯 좁혀지지 않고 있다. 윤석민이 돌아온다고 하나 선발기용은 불확실하다고 한다. 이대진이 저번 게임과 같이만 활약해 준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양현종, 로페즈, 콜론, 서재응 이 네명이 남은 게임을 이끌어 가야 한다.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세가지 희망이 있다.

1. 잔여경기 일정이 기아에게 유리하다!
아래 표에서 보듯이 기아의 잔여경기 일정이 볼만하다. 32경기 남은 상황에서 광주 홈경기가 21경기나 된다. 지금까지는 홈이나 원정이나 별 차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피말리는 시점에서는 홈관중의 힘이 대단할 것이다. 게다가 상대팀도 껄끄럽지 않다. 압도적으로 하위팀과의 경기가 많은것은 아니지만 상위팀인 SK와 단 1경기 (그동안 진게 좀 덜 억울해지는데?), 삼성과 9경기, 두산과 4경기로 총 14경기인 반면, LG와 3경기, 넥센과 5경기, 한화와 5경기, 그리고 오히려 싸워서 끝장을 봐야 할 롯데와  5경기를 합하면 18경기이다. 하위팀이 만만하다고 하는 게 아니라 심리적으로나 전력상으로나 낫다는 것.

 날짜 상대팀구장
8월 10일 - 12일 한화대전
8월 13일 - 15일 롯데 광주
8월 17일 - 19일 넥센 목동
8월 20일 - 22일 삼성 광주
8월 25일 LG 광주
8월 26일, 27일 SK 광주
8월 29일 넥센 광주
8월 31일 삼성 대구
9월 2일, 3일 롯데 광주
9월 4일, 5일 두산 잠실
9월 7일, 8일 한화 광주
9월 9일 넥센 목동
9월 10일 - 12일 삼성 광주
9월 14일, 15일 두산 광주
9월 16일, 17일 삼성 광주
9월 18일, 19일 LG잠실


2. 타선이 꿈틀대고 있다!
더위를 타나. 타선이 조금씩 꿈틀대고 있다. 치는 것 보다 던지는 게 더 멀리나간다던 이용규가 홈런, 타점 역사를 쓰질 않나, 광고니 이현곤이 광고주들을 배신하고 이닝을 끝내질 않고 안타, 홈런을 치질 않나, 김선빈이 오는대로 똑딱 다 때려내질 않나. 게다가 CK포의 부활조짐은 정말 기쁘고도 기쁜 소식이다. 다른 타자들이 다 죽을 쓴다해도, 이용규, 김선빈이 살아나가고 CK포가 주워담기만 한다면 승리의 여지가 충분히 있다.

이현곤, 김선빈, 이용규


3. 불펜이 각성하고 있다!
작년만 하진 못하지만 불펜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 지난 LG전에서 와르르 무너지긴 했지만 승패와는 다소 무관했고. 게다가 윤석민이 돌아오면 마무리로 기용될 것이라는 소문이 있으니, 마무리 강화는 물론이고 안영명까지 계투로 나선다면 그 상황은 점점 나아질 것이다. 유동훈이 작년과 같은 수준으로 중간계투로 던져준다면, 유동훈, 손영민, 안영명, 윤석민라인은 전구단 최강의 불펜진이 아닐지. 다만 왼손계투가 박경태밖에 없다는 게 걸리긴 하지만.


그리고 그냥 심리적으로다가 지금은 8월이다! 작년 8월의 기아야구는 말도 안되는 야구였다. 연승과 김상현의 홈런,타점 신기록을 제쳐두고라도, 장성호의 역전 만루홈런, 나지완 만루홈런, 김원섭의 끝내기 만루홈런 등등. 그때는 말 그대로 9회말 2아웃에 지고 있더라도 이길 것 같은 느낌이었으니까.



호랭이들아!
시즌 내내 마음 조리게 만들었으니 이제 팬들 마음을 뜨겁게 달구어보아라~

3 comments:

  1. 오호, 재밌는 분석이네요.

    암튼 막판 경쟁이 아주 뜨겁습니다.~~

    ReplyDelete
  2. trackback from: 기아타이거즈의 올해를 바라보는 팬
    정말 이 만큼 미치게 만든 스포츠가 없었다. 정말 이 만큼 애증을 가진 스포츠가 없었다. 모든 스포츠를 좋아해서 거의 모든 스포츠를 경험해 보았지만 80년대 이후 그렇게 오래도록 미치도록 좋아한 스포츠는 없었다. 야구. 쉽게 접할수 없는 스포츠라고 볼수 있는 야구.축구나 농구,핸드볼처럼 공하나만 있으면 되는 스포츠가 아니다. 9명이 각자 자기 장비를 가지고 또다른 9명이 그 장비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되는 스포츠가 야구다. 유년시절부터 좋아 했기에 야..

    ReplyDelete
  3. @둔필승총 - 2010/08/10 14:07
    그래도 작년보단 덜 조마조마합니다. 작년엔 SK연승 기록세우다 정규시즌 내주는 줄 알고 정말 조마조마 (아 저 기아팬^^)

    ReplyDel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