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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December 31, 2009

9시엔 뉴스, 6시반엔 무한도전

씨네21 김혜리가 만난 사람 코너에 무한도전 김태호 PD편이 실렸다. 그냥 저냥 하는 인터뷰가 아니라 꽤 길고 자세하고, 무한도전과 김태호라는 사람에 대해서 알려주는 그런 기사였다.

씨네21에 실린 김태호 PD 사진. 배경에 스노우캣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무한도전 로고냄새가 나기도 하는 그림 옆에 이명박은 물러가라라는 패인팅이 인상적이다


무한도전은 이제 대한민국 공중파에서 방영되는 하나의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듯 하다. 방송은 물론이고, 다양한 문화를 퍼트리며, 심지어 정치적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물론 대부분 뉴라이트나 뉴데일리같은 집단에 의해서이지만). 토요일 무한도전이 방영되면 수많은 네티즌들이 무한도전 감상평을 올리며, 칭찬을 하거나 비판을 가한다. 30%가까이 올라갔던 시청률이 떨어지면서 무한도전의 몰락을 얘기하는사람들도 있었지만, 1년이 넘게 15-20%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한주 두주 혹은 한달 두달 오르락 내리락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라 토요일 6시 35분에는 TV에 방영되어야 하는 프로그램을 자리잡힌 듯 하다.

냐역시 1기부터 무한도전의 재미에 흠뻑 빠져 지금도 꾸준히 시청하고 있다. 무한 도전 관련 기사도 읽고 블로거들의 뒷풀이도 읽고 항상  관심을 가진다. 그러던 중 오늘 놀라운 혹은 신기한 것을 보았다. 위키백과에 무한도전 페이지가 존재하고 그 내용은 상당히 정교하며 수시로 업데이트 되고 있던 것.

무한도전 위키백과 : http://ko.wikipedia.org/wiki/무한도전

위키백과는 세계에서 5번째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페이지이지만 대한민국에서는 그 활용도가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기술이나 유명인을 찾을 때 구글 등 검색엔진은 위키링크를 1순위로 올려놓고, 따라 들어가  보면 굉장히 자세한 설명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미국 대학에서는 위키백과 를 작성하거나 보충하라는 숙제나 프로젝트가 상당히 많고 작성하는 사람들도 정성을 다한다. 최근 한국 기업이나 학교 등에서도 위키의 중요성 (물론 한국에서는 광고효과를 노리고 있다.)이 인식되어 위키의 위력이 높아지고는 있다. 사실 아직도 위키백과는 대한민국에서는 참고용 그것도, 네이버나 다음에서 알려주지 못하는 것을 가끔 찾아보는 정도의 참고용이다.

이런 대한민국에서의 위키백과에 대한 인식을 볼 때, 무한도전 위키페이지는 실로 무한도전이라는 것이 하나의 예능프로그램 이상임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그 페이지는 무한도전측에서 작성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객관적이고 비판적이 내용이 많다. 어쨌든 대단한 건 자세하고 정성이 담겨져 있다는 것. 역사, 멤버소개, 유명코너, 이슈 등등을 조목조목 설명해 놓았다. 예를 들어 아래 표는 위키백과에 올라와 있는 무한도전 고정 출연자에 대한 설명.
이름합류시점별명캐릭터
유재석
(1인자)
2005년 4월
  • 유반장
  • 1인자
  • 메뚜기
  • 국민MC
  • MC유
  • 햇님(해님 형님)
  • 날유(날라리 유의 준말)
무한도전에서 메인 MC를 담당하고 있었으나, 2008년 1월 12일 방송된 새해 특집 2탄 반장 선거에서 6인자로 밀려났지만, 박명수의 역량 부족으로 실시된 재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원상으로 돌아온다. 무한도전 - 퀴즈의 달인(2기)에서 문제 출제자였던 아나운서 나경은2008년 7월 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결혼하였다. 전에는 하하가 유재석을 신으로 받들며 만들어낸 ‘무한 재석교’가 있었는데, 지금은 잊힌 듯 무한 재석교에 대한 특별한 발언은 없다. 하지만 하하는 지금도 유재석을 따르고 있다. 박명수의 유행어 ‘안녕하셨쎄요?’와 하하의 어머니 김옥정 여사의 유행어인 ‘대박 터지세요~’를 유행시켰다.
박명수
(2인자)
2005년 5월 ~ 7월
2005년 10월 재합류
  • 거성(박거성)
  • 2인자
  • 아버지
  • 벼멸구
  • 나이 많아
  • Eye of(아이 오브) 살쾡이
  • 악마의 아들
  • 늙은 악마
  • 하찮은 (형)
    (또는 찮은이 형, 삼찮은 형)
  • 소년명수
  • 고유명수
  • 민서애비
  • 대변인
무한도전에서 유재석 바로 아래 2인자 역할이었으나, 2008년 1월 12일 방송된 새해 특집 2탄에서의 반장 선거에 의해서 1인자, 박 반장이 되었다. 하지만 3주 후 재선거에서는 유재석이 1인자가 되면서 원상을 유지하게 된다. 유재석의 사회 중 황진이 춤을 추거나 돌발행동을 함으로써 본인 위주의 방송을 시도하면서 그의 1인자 자리를 호시탐탐 노렸다. 수시로 호통을 치면서 자신을 내세우려 하지만, 발음이 세다거나 콧물, 침을 흘린다거나 머리숱이 적어지고 체력이 금세 바닥나고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는 등 허점을 드러내어 오히려 웃음과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과거의 치킨집과 피자집을 운영해 ‘치킨집 박 사장’이라는 칭호를 얻었으나 꽤 오래전에 모두 폐업했다. 한때 미국 뉴욕에 여자 친구가 유학 가 있다고 밝혔으나, 지금은 한국에서 피부과 병원을 개업한 것으로 알려졌고, 둘은 2008년 5월 결혼하였다. 한편, 동해 1가스전 특집에서 새롭게 한 반장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반장이 되지만 단독 진행 여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유행어로는 ‘안녕하셨쎄요?’가 있으며, 동해 1가스전 특집에서 ‘~써니’를 시도하였으나 다음 회부터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한동안 유재석과 유행어 소유권 다툼을 벌였다. 댄스로는 거성댄스, 황진이 댄스를 유행시키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딸 민서의 아빠가 된 이후로는 민서애비라는 별명이 추가되었다.
정준하
(3인자)
2006년 3월
  • 헬멧
  • 3인자
  • 식신
  • 뚱뚱보
  • (동네)바보 형
  • 괴물
  • 정중앙
  • 0.1t(톤)
  • (동네)모자란 형
  • 알코올 CEO
  • 겉절이
  • 정준연아
  • 쩌리짱(겉절이 중의 짱)
무한도전 1기에서 우동 한 그릇을 10초 내에 먹어서 ‘식신’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무한도전 내에서 가장 거대한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귀여움을 어필하려는 모습과 작은 일에 삐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현재 재일동포인 여자친구와 교제 중이다. 정준하가 부르는 여자친구의 애칭은 니모를 찾아서에서 나오는 주인공인 '니모'이며, 정준하의 애칭은 '슈렉'이다. 2007년 굴곡이 있었지만 잘 적응하고 있다. 3인자이기는 하나 실제로 3인자보다는 다른 이미지가 더 강하다.
정형돈2005년 4월
  • 뚱보
  • 도니
  • 진상(진샹)
  • 어색한 놈
  • 돈돈
  • 기능인
  • 달님
  • 항돈이
존재감이 없고 편집을 자주 당한다. 하하가 ‘아이스원정대 특집’당시 롤링 페이퍼에서 어색한 사이인 정형돈과 친해지고 싶다는 말을 한 후 이들을 친하게 만들기 위한 ‘빨리 친해지기 바래’ 1, 2가 기획되기도 했다. 뭘해도 재미없다는 핀잔을 듣지만 사실상 팀 내 멤버 중 가장 운동신경이 뛰어나고 상식이 풍부한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인지 ‘웃기는 것 빼고 다 잘한다’라는 소리를 듣는다. 진상댄스를 유통시켰고, 노홍철의 저질댄스와 함께 무한도전의 주요 댄스로 알려졌었으나, 최근에는 잘 나오지 않는다. 혼자 살다 보니 집 청소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이 ‘형돈아 놀자 특집’에서 알려졌다.
노홍철2005년 4월
  • 돌+아이(돌+I)
  • 퀵마우스
  • 노홍례
  • 말 많아
  • (자칭) 소녀들의 대통령
  • (정말) 이상한 놈
  • 노홍칠(또는 노칠홍)
  • 노찌롱
  • 죽마고우(하하와 엮음)
  • 사기꾼
  • 변싼체
무한도전에서 "퀵 마우스"와 "돌+아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돌+아이"라는 별명은 유재석이 지어준 별명으로([놀러와 무한도전 특집 참고]), 매우 말이 빠르고 수다스러우며 에너지가 넘친다. 또한 마법의 부츠와 머리 염색과 수염과 화장과 독특한 패션을 즐기고, 특유의 저질댄스를 즐겨 추는 등 강한 개성을 보여준다.
‘빨간 하이힐 특집’에서는 평소 이미지와는 달리 집을 매우 깔끔하게 정리정돈하며 사는 것이 알려져 이목을 끌기도 했다. UCC 특집에서는 결국 위인 노홍철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하하와 엮어서 죽마고우로 부르기도 했으나 하하가 빠진 지금은 거의 통용되지 않고 있다.
2009년 4월
  • 빡빡이
  • 뚱뚱뚱보
  • 이간길
  • 꿀단지
  • 길메오
2009년 4월 25일 김연아 특집 2부터 출연하였는데, 시청자들로부터 "멤버들에게 너무 막 대한다"거나, "그냥 슬쩍 끼어든다"는 등의 지적을 받아 방송에서 'iMBC 무한도전 게시판 지분율 99.9%'라는 명성을 얻었던 바 있다. 처음엔 수시출연자로 출연했으나 현재는 고정 멤버로 영입된 상태이다.

이런 일들을 가능하게 한 것이 김태호PD이고 6명 혹은 8명의 멤버들이다. 가끔 보면 불쌍하다는 생각까지 들정도로 일주일 내내 무한도전 촬영을 하고 회의를 하고. 인터뷰 내용중에 올초 무한도전의 작은 침체가 왔을 때 고정멤버 모두가 다른 프로그램을 다 접자고 결의(?)하자고 한 내용도 나온다. PD는 그렇다 치고 다른 사람들은 사실 그렇게 까지는 하지 못한다. 아무리 잘나가도 프로그램 막내리면 끝인걸. 하지만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거창하게 역사가 알아주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때문에 하하하하하.

다시 김태호 PD 인터뷰로 돌아오면, 김태호 피디도 천재이면서 돌아이의 일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동아일보에 합격하고도 나가지 않은 사연, 광고회사 최종합격을 해놓고 성적증명서를 내지 않아 합격하지 못한 사연 등등. 그래도 프로그램 하나에 대해 그만큼 정성을 쏟고 노력하니 이런 무한도전이라는 문화를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한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쏭~

무엇보다 김태호PD의 방식이 맘에 드는 것은 시청자 혹은 일부러라도 만들어낸 억지스러운 비판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하고 그 이미지를 오히려 무한도전쪽으로 만드는 것이다. 뉴욕 특집 1회 편에서 무식한 한국인 컨셉이라 욕한 것에 (사실 이 문제는 네티즌 한사람의 의견이었지만 뉴데일리에 의해 마치 한 덩어리의 여론인 듯 몰아졌지만) 대한 반응을 '미안하다 미안하다'라는 노래로 프로그램 내에서 자연스럽게 소화해 내고, 예전 정준하 욕설 파문에 대해서도 거칠게 항의하지 않고 무한도전 게시판에 '듣기평가'라는 방식으로 대처한 것도 참 재치있었다.

이런게 무한도전식 해명이 아닐까 하고 문화를 만들어내는 무한도전의 방식이 아닐까 한다.

무한도전 게시판에 올라온 정준하 욕설관련 듣기평가


김태호 PD 인터뷰는 무한 도전 매니아라면, 혹은 무한도전이라는 하나의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볼 만한 기사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사 맨 끝 추신이라고 달린 글에서 무한도전 제작자의 마음을 알 수 있지 않을까.


 
追伸 소재고갈? 그게 먹는 건가요? 물론 김태호 PD가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다. 다만 “소재는 인체 세포 수만큼, 여기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의 숫자만큼 많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그걸 어떤 내러티브로 엮어가느냐죠”라고 털어놓았을 뿐이다. 과거를 물어도 그의 이야기는 깔때기라도 달린 듯, 현재진행형의 기획과 내년에 추수할 아이디어들로 연방 되돌아왔다. 홍콩에 가서 <무간도>를 찍어도 재미날 것 같고, 버라이어티 안에 뮤지컬을 넣는 방식을 숙고 중이라며 상상도를 펼쳤다. 4년 동안 지지부진하던 <무한도전> 캐릭터 사업을 비로소 매듭지었다고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고, 사진작가에게 의뢰해서 작업해온 <무한도전> 스틸 사진 전시회를 예고할 때는 설레 보였다. 사진을 촬영하는 동안 그의 배낭을 맡았다가 무게에 무릎이 꺾일 뻔했다. 자료 파일과 서류, 그리고 노트북 컴퓨터가 들어 있다고 했다. 그 등짐을 멘 채 김태호 PD는 지인의 결혼식장에 가는 길이었다. 누군가에게 ‘재미’란 그렇게 지구만큼 거대하고 무거운 것이었다.


3 개의 덧글:

벗님의 작은 다락방 said...

trackback from: 무한도전 김태호PD를 응원합니다.
문화예술, 세상이 어떻게 뒤집어진다고 해도 절대 없어지지 않을 하나의 분야가 있는데 바로 '문화예술'이라는 분야입니다. 흔히 문화예술하면 '배부른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사람들의 희노애락과 함께 한다는 점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아무리 힘겨운 삶에도 문화는 존재하며 예술은 발현됩니다. 삶이 하나의 문화이며, 행동 하나 하나가 예술이 되어갑니다. Flickr by bo_gazi 아름다운 도자기를 굽는 도예가처럼 뛰어난 예술의 경지에..

  TⓞⓝⓖCⓐⓢT@♬in두리 v5.5 said...

trackback from: 역시 단순한 설정, 버라이어티한 내용 '대박 박명수'
[하재근의 TV이야기] [미디어스] 역시 <무한도전>이다.평소 고마웠던 멤버에게 쌀을 전해준다는 너무나 ‘단·순·한’ 설정에서 어떻게 이렇게 버라이어티한 내용을 뽑아낼 수 있을까? 지난주부터 진행되고 있는 ‘의좋은 형제 의상한 형제’ 편에서 생각 외로 다양한 재미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주에는 쌀을 가지고 눈치작전을 전개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웃음을 안겨줬었다.평소 이런 종류의 눈치작전을 선도했던 노홍철이 의외로 조용히 있는 가운데, 이번엔 정형돈..

Anonymous sa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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