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가 안막혀서 1시간 반정도 일찍 도착해서 공항로비에 있는 TV로 야구를 보면서 픽업나오는 형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늦기도 하고 공항로비에서 1시간이나 TV를 보는 사람은 흔치 않아서 TV 앞 벤치에 앉아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었다.
그 때 단체여행을 다녀오시는 듯한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 분들이 분주히 나오셔서 비어있는 의자에 앉으셨다. 인솔자는 화장실 다녀오실 분 다녀오시고 10분후에 버스로 이동하겠다고 했다. 내 옆에 세분의 할아버지들이 두분은 앉으시고 한분은 서셔서 여행의 흥을 아직 즐기고 계셨다. 중국을 다녀오신 모양이다.
할아버지 1. "중국이 발전을 많이 혔다혀도 아직 우리랑 차이가 많이 나"
할아버지 2. "그러니께 차이나지~"
...
순간 풉 할뻔 했다.
웃음을 참느라 어금니를 꽉 깨물어야 했다.
백발성성한 할아버지들이 저런 대화 치시는 것을 상상해보라.
왠지 할아버지 2가 '안웃기냐'하는 듯 나를 힐끔 쳐다보는 듯 했다.
난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렸다.
할아버지 2는 나의 들썩일들 말듯하는 어깨를 보셨을 것이다.
할아버지들은 환갑은 훨씬 넘어보였고 칠순도 넘으실 듯 했다.
그리고 질펀한 전라도 사투리를 쓰셨다.
그런 분들이 저런 유머를.
멀티 랭귀지, 즉 다국어 유머를 구사하시다니!
할아버지들까지 저런 고차원 유머를 구사하시니 젊은 애들은 오죽하겠나.
귀국이 결정되면 유머공부를 필히 빡세게 해야겠다.
살아남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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