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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July 20, 2010

'알고보니'의 유혹

영화 '하하하'에서 문소리와 김상중이 이런 대화를 나눈다.
   
   문소리: 아는 만큼 보여요.
   김상중: 몰라야 더 잘보이는데...

아는 만큼 보여요. 알아야 이해할 수 있고, 행동할 수 있다는 뜻일 수 있고, 모르면 아는 것에 강박되지 않고 넓게 생각할 수 있을 수 있겠다는 말일려나. 두 분의 말씀다 의미가 있는데... 이 글을 쓰고 있자니 나는 김상중의 말에 그냥 한표를 던진다. '알고보니'라는 단어 때문.

아는 만큼 보여요. 몰라야 더 잘 보여요. 그런데 요즘 뉴스들을 릭다보면 김상중의 말에 한표 알고보니 별거 아니더라 하하하


어쨌든 영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라,
매일같이 보게 되는 단어(?)중 하나인 '알고보니'에 대해 얘기를 하려고.

오늘도 어김없이 '알고보니'는 각 언론사 주요 뉴스 제목을 장식한다.

최근 작성된 '알고보니' 뉴스들
인터넷에서 유통된 가슴 커지는 식품...알고 보니!?
이병헌 전 여자친구, 알고보니 캐나다에서…
'의문의 여주인 살인사건' 알고보니
웹게임 열혈삼국 비난한 L모 대학교수 알고보니...
`서울법대 나왔는데…' 10억대 사기꾼 알고보니
'뜨거운 형제들' 소개팅녀 조기쁨, 알고보니

'알고보니'를 드물게 보았던 초기에는 그 링크를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 유혹에 시달렸다. 시달렸다는 것은 대부분 낚이고야 말았다는 것. 위 뉴스들을 접할 기회가 없는 사람들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아마 저게 무슨 내용일까 상당히 궁금해 하고 있을 거 같다.  

위에 나열된 뉴스들은 다음과 같은 제목으로 다른 언론사에 의해 기사화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가슴커지는 약에 대한 기사는 제목에 '알고보니'라는 단어가 들어갔다 해도,

'가슴 커지는 식품', 알고보니 사용금지 '태국산 칡'

이런 식의 제목 기사는 아 그렇구나 하고 간단히 스킵.

사실 '알고보니'란 단어가 들어가 뉴스는 단답형으로 궁금증이 해소되는 경우가 상당하다. 태국산 칡도 그렇고, 조기쁨은 조향기 여동생, 살인사건 범인은 이미 살인사건으로 기소가 된 사람, 등등. 그래서 제목에 답이 들어가 있는 뉴스 기사는 클릭할 이유가 다소 사라지는 셈.

그나마 이렇게 답이라도 얻는 경우는 다행인데, 답도 없는 것도 무쟈게 많다. 없다기 보다 뉴스제목을 보고 기대하던 정보가 아닌 경우. 이를테면, 이병헌 전 여친, 알고보니.. 라는 기사를 읽을 때의 기대감(?)은 상습범이라거나 다른 스타 남자친구가 있다거나.. 등등인데.. 답은 '캐나다에서 태권도장 운영한다는 것".. 음. 머 어쩌라고. 태권도 잘하니까 조심해야겠다는 건가..

기억으로는 초기에 동아일보와 국민일보가 '알고보니'를 무쟈게 사용했던 것 같다. 그래서 따라가 보고 실망하면서 이놈의 동아일보하고 욕하곤 했었는데, 요즘은 온갖 신문들에서 볼 수 있고, 특히 스포츠신문들은 네이버나 다음에 올리는 기사제목에는 '알고보니'가 있는데 따라가면 영 다른 느낌의 기사가 걸려있다.

어떤 언론사에서 알고보니를 많이 쓰나 통계를 내고 싶어 잠깐 노력하다 말았다. 이걸 세고 있을 수 도 없는 노릇이고, 분명 단어별, 언론사별 통계를 내주는 사이트가 있을 텐데 찾기가 어렵다. 췟. 누구 아시는 분. 대략 몇 분 훑어 보았는데, 역시 스포츠신문들, 연예신물들, 경제신문들이 1,2위를 다투고 있는 듯 하고, 보수언론들도 한 몫하고 있다.
 
뉴스든 블로그등 제목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조회율이 달라진다는 블로그 글을 본적이 있다. 무쟈게 많은 방법이 있었지만 '알고보니'도 그 중의 하나로 낄 말 하다. 블로그 조회율을 높이는 법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이렇게 해야되나 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느데, 이것도, '알고보니'의 사용도 과연 나쁘다고 할 수 있겠는가.

돈 되면 다하는 사회 아니던가. 나도 그렇고. 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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