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가 끝나자마자 기대했던 아테나. 실제로는 아이리스2이어서 더 기대했었다. 6회까지 본 느낌은 영 재미없진 않으나 기대만큼은 아니라는 것. 스토리나 설정이 유사하다 등등의 이유가 많이 제기되었지만, 개인적으론 마초본능 이병헌과 멜로본능 정우성의 차이가 아닐까 한다.
태어날때부터 마초본능 이병헌
이병헌이라는 배우를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고를 떠나서 그의 마초기질은 많은 영화감독이나 제작사들이 그를 필요로하게 만든다. 그 중 달콤한 인생이 그 마초기질을 가장 돋보이게 만들었었고, 아이리스도 그에 못지 않았다. 이병헌이 그런류의 영화나 드라마에만 출연한 것은 아니지만, 멜로나 스릴러에서도 오히려 그 마초기질이 빛난 적이 많다. 중독에서 보여주었던 그 섬뜩함이나 누구나 비밀은 있다에서 바람끼 가득한 가운데에서도 볼 수 있는 마초. 그리고 공동경비구역 JSA에서도.
각이 잡힌다거나 남자답다거나 하는 표현도 많은데 '마초'라는 표현으로 이병헌의 연기를 깍아내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마초라는 표현은 스페인어에서 유래된 미 구어 macho로 남자다움, 남자다움을 과시하는, 거칠고 단무지 같은, 이런 뜻으로 쓰인다. 쪽팔리면 안되고, 내가 가장 강하며, 육체적으로 안되는 것이 없고, 그리고 빠져서는 안되는 사랑.
마초적인 사랑은 멜로가 아니다. 구애를 하더라도 건들거리면서 '넌 내여자다'라고 해야지, 쫓아다니면서 '저녁 먹을래요?' 이건 아니다. 이건 마초들이 보기엔 찌질이들이 하는 짓이다. 말도 많이 안하고 선물은 개뿔. 마초들은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기 위해 죽는 삶이라 하더라도 '여인을 지킨다'보다 '남자답게 죽는다'가 강조된다.
이병헌은 그런 마초적 남자를 아주 잘 소화해낸다. 우리나라 배우중 그 이상인 배우는 없을 성 싶다. 연기력도 연기력이지만, 타고난 그 마스크와 크지 못한 키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총을 쏘는 모습이나 달리는 모습. 강단지기 보다는 표정에서 세상의 모든 것들은 내 아래다라는 게 읽힌다.
아이리스는 이병헌 보다 나은 선택을 할 수 없었을지 모른다.
멜로본능 정우성
정우성은 마초와는 좀 거리가 멀어보인다. 꽃미남이라기보다 아주 잘생긴 남자이지만 남자답다거나 거칠다는 느낌은 덜하다. 마스크도 부드럽고, 목소리마저도 부드럽다. 마초들은 자기네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뭔가 정상인이 아니어 보이는데, 정우성은 아주 정상인이고 정상인중에 최고봉이 아닌가 한다.
아테나에서 보는 그의 모습은 영화 데이지에서 보였던 그의 모습과 아주 흡사해보인다. 데이지에서도 정우성은 인정사정없는 암살자였지만 한 여인을 사랑하는 한 남자였다. 강인함을 표현하기보다 부드러움을 표현했고, 절절한 사랑을 연기했다. 아테나에서도 그런 느낌이다. NTS 최고의 요원이고 육체적으로도 최고이지만, 총을 들고 몸을 던져 연기할 때 보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수애에게 다가가는 장면이 더 눈에 들어온다.
정우성때문에 아테나가 재미없다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다만 첩보물인 아테나 제작진이 필요로 하는 배우를 잘 못 고르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아테나를 아이리스와 다르게 첩보물보다는 멜로물로 만들었으면 오히려 정우성의 연기도 살고 드라마도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뭐 남자로서 아이리스에서 이병헌 같은 느낌이 아테나에서 정우성 같은 느낌보다 좋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3 개의 덧글:
미스김님...블로그 옮기신 이 사이트가 한국인들에겐 너무 생소해서...이웃관리 하시기에 힘들지 않나 걱정됩니다.
덧글 달기가 기존에 익숙한 티스토리나 네이버, 다음등과
달라 적응하기 어렵거든요..미국 블로그 사이트인가보죠?
아마 그런이유로 댓글이 많이 안달리는것 같아요.. ㅡㅡ;
혹시 티스토리로 옮기실 생각 있으시면 연락주세요. 저한테
초대장이 남아있거든요. 근데 이 블로그 쓰시는 이유가 따로 있을듯 하네요 ^^;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덧글이 잘 안남겨집니다. 저 위에 댓글도 세번 실패후에
네번째만에 입력되네요 ㅡㅡ;;
@아빠소 또 죄송;; 저도 심각하게 고려중입니다. 이거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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