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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January 6, 2011

승무원님들, 비행기 결항되어 억울한 승객들의 마음을 헤아려주세요.



살다보면 어쩔 수 없지만 그냥 넘어갈 수 밖에 없는 일들이 종종생깁니다. 사람의 성향에 따라 화를 내거나 무덤덤하거나 초연하거나 하지만, 결국 그 시간에서는 해결될 수 없는 일들이지요.

결항된 UA항공의 승객들, 출처:cnn
엊그제 시카고에서 프랑크프르트로 가는 UA(유나이티드항공) 비행기 한대가 비행기 도중 캐나다 토론토 피어슨 공항으로 비상창륙했다고 합니다. 불법적인 운행 방해활동을 알리는 코드 7500이 감지되어 캐나다 국방부가 비상창륙을 지시했다고 합니다. 비행기가 공중에서 납치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그런데 원인은 애석하게도 조종사가 먹던 커피를 엎질러 엎지른 액체때문에 기기가 오작동한 것이라 하네요.

어쨌든 대서양을 횡단하지 못하고 멈춰버린 비행기는 다신 뜨지 못하고, 승객들은 다른 여객편을 이용해 시카고로 돌아가 호텔에서 묵고 다른 비행편으로 가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작년 가을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올 때 저도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공항에서 체크인을 하고 보딩을 기다리고 있는데 출발시간이 넘어서도 보딩을 시작하지 않더군요. 30분정도 있다가 승무원이 기기에 문제가 생겨 점검하고 있다고요. 그런 어나운스가 5번정도 있고, 결국 출발시간보다 5시간 지나 기장이 나와 결항할 수 밖에 없다고 알려주더군요.

400명정도 되는 승객은 떠나지도 않은 한국에서 다시 입국심사(물론 출국취소)를 하고 가장 빠른 비행기로 예약을 한 후 항공사가 안내하는 호텔로 갔습니다. 저는 어차피 이렇게 된거 3-4일 더 놀다가 가자하고 3-4일 후에 떠나는 비행기로 잡았지요. 이런 경우 당일부터 10일안에 떠나는 비행기를 예약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공항에서 버린 시간이 아까웠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약을 하는 데 한 동남아인으로 보이는 가족이 화를 내면 따지더군요. 왜 그러나 들어보니 이분은 그제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와서 미국을 가려는데 어제도 결항이 되어 출발하지 못해, 다시 예약한 비행기가 하필 또 결항이 되어버렸더군요. 화가 날만도 합니다. 여승무원은 어쩔 수없다고 설명하지만 그 말로는 화가 풀리지 않지요. 게다가 그 여승무원은 자기도 짜증나고 뭐 이런 사람이 있냐는 듯 퉁명스러운 태도였지요.

결항되어 받은 보상은 공항에서 비행기 기다리는 동안 먹은 저녁 만원짜리 식권과 해당항공사 홈페이지에서만 쓸 수 있는 100달러 할인쿠폰이었습니다. 호텔을 이용하는 사람은 호텔비용도 포함되겠지요. 사실 보상이라고 말하기 좀 힘든 내요이지요. 이 항공사가 좀 심한편이긴 한 듯 합니다. 예전에 이용하던 항공사는 비행기 냉장고가 고장나서 저녁을 못줬었느데, 그에 대한 보상을 $150달러 할인쿠폰을 줬었는데. 물론 이것도 해당항공사 홈페이지에서만 쓸 수 있는 것이지만.

비행기 결항은 대개 어쩔수 없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특히 911이후로 온갖 테러위험에 결항결정에 화도 잘 못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결항에 따른 보상이라는 것도 형식적이고 꼭 필요한 것만 지원을 하는 것 같네요. 그래서 승무원들도 어쩔 수없는 일인데 뭘 그렇게 따지냐, 마치 이거 타고 가다 다 같이 죽을래하는 것처럼 떳떳한 반응들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원인이야 어떻게 되었든 결과적으로 그 비행기를 타고 갈수는 없는 일이지요. 저같이 할일없고 오늘가나 내일가나 하는 사람들은 그러려니 할겁니다. 그런데 2번째 결항으로 묶여있는 그 승객분이나, 급한일이 있어 오늘 꼭 미국을 가야하는 분들, 부모가 돌아가셔서 헤엄이라도 쳐서 가고싶은 분들.. 400명이 넘는 승객중에는 온갖 사연이 다 있을 텐데.

안개가끼고 폭설이 내려 비행기가 못뜬다면 덜 억울하겠습니다만, 자체에서 하는 기기점검이 늦어진 경우나 조종사가 커피를 엎질러 결항이 된 경우처럼 지네들이 잘못해서 그런 거라면 너무 억울하지 않습니까. 어떤 분께서 폭탄을 설치해서 결항된다 하더라도 그 분한테도 화가나겠지만 그것도 미리 통제하지 못했냐며 공항이나 항공사에 화내는 것도 사람의 당연한 마음 아닐까요? 나는 꼭 가야 겠는데, 오늘 안가면 큰일 나는데, 마누라한테 혼나는데 어흑.

승무원님들, 결항되어 할일많아져 당신들도 짜증나시겠지만, 죄없는 승객들의 이런 억울한 마음을 헤야려주시길.

언제나 마지막은 질문으로. 커피엎지른 조종사는 짤릴까요?


2 개의 덧글:

선민아빠 said...

아무리 그래도 승객보다 불편하고 짜증이 나겠습니까?
승객에게 좀 더 친절한 모습을 보이시면 좋을터인데 말이죠..

별다방미스김 said...

@선민아빠 옳소! 이쁘면 오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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