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해프닝 - 정권의 배신이냐 조목사의 배신이냐

한통속으로 어떤 의도가 깔려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조용기 목사와 한기총의 태도는 뜻밖의 해프닝입니다. 때이른 레임덕을 극복하자는 것인지 석선장 여파를 무마하고자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재미있습니다.

기독교인들 뿐 아니라 조목사는 많은 사람들이 알정도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물론 이 정권의 덕이지요.

그래서 조용기 목사의 하야 발언과 한기총의 '이슬람채권법을 지지하는 의원들에 대한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라는 선언은 뜻밖이지요. 보수언론들은 한편으로는 달래는 식으로 한편으로는 비난하는 식으로 둘 다 잘한 것 하나 없다는 식의 기사를 내고 있습니다. 조선일보의 '종교의 덕보려던 정권은 반성해야'라는 기사에서는 진심이 묻어납니다.

조목사나 한기총은 종교적으로 이슬람채권법을 반대하는 이유가 종교적이 아닌 이슬람채권법을 통한 돈이 테러자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씨도 안먹일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테러반대에 뜻이 컸다면 그 동안은 왜 이리 가만 있었는지 모르겠네요. 자금력도 어마어마할텐데말이지요.

이슬람 채권법정부에서 이슬람채권법을 조기 통과시키려는 것은 물론 돈때문이지요. 지금 외국투자금중 반정도가 이슬람세력권이 중동국가라고 하니 이들의 머니가 빠져나가면 안그래도 안좋다고 경제에 큰 문제가 되겠지요. 이것은 절대 종교적 문제가 아닙니다. 이슬람채권법에 대한 자세하고 쉬운 글은 [여기]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슬람권국가든 유럽국가든 현 시기에서 필요한 것이면 당연히 그렇게 했을 것이고 그것이 어떻게 헤쳐나가려는 돌파구이겠지요. 종교적인 얘기는 종교적일 뿐이고 현실은 또한 현실의 얘기일 뿐이니까요. 종교적인 이유로 답이 있는데 그 답을 취하질 못한다면 이 나라는 더 웃긴 나라가 될 것입니다.

이번 해프닝은 꽉맞히고 폐쇄적인 한국개신교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일신을 믿는 종교는 그 자체로 폐쇄적일 수 밖에 없지만 한국개신교만한 폐쇄성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듯 합니다. 어느 사람을 자신들 품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은 오로지 그 사람을 개신교신자로 만드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현 정권의 대북관계와도 일치합니다.

이번 해프닝은 누구의 배신도 아닌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누구의 배신이냐 아니냐로 시끄럽게 만들고 있지만 이슬람채권법을 통과시키려는 정부에게서 '개신교'는 고려할 가치가 없는 것이고, 개신교 입자에서도 경제든 뭐든 '이슬람'에 호의적인 것은 반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정권이 개신교의 힘을 빌어 세워진 것은 맞지만요.

그런데, 정말 개신교의 힘인가요. 이슬람채권법은 사실상 좌초되었다는 군요. 한나라당은 국회에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고하고, 민주당은 아예 폐기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이유는 '다가올 종교적 갈등과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는 것'이라는 군요. 종교적 갈등이라...

진정 훌륭하신 목사님들도 많고 올바른 신자들도 많은 데, 이런일드이 자꾸 대한민국 개신교를 부끄럽게 하는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