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이라고 명시가 되었었는지 한나다랑 영등포구라고 적혀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나라당에서 내건 것이었다. 그 자체로 기분나빴지만 그와 별개로 KTX의 영등포역 정차는 왠지 미심적었다. KTX 운행 시작 부터 정차역이 너무 많아서 시간이 지연된다는 지적이 많았었는데 정차역을 늘린다는 게 이상했기 때문이다. 다음에 검색해보자고 열심히 놀다가 다른 플랜카드를 보았다.영등포구 숙원사업 KTX 영등포역 정차 - 한나라당 (전여옥)
이런 내용이었다. 이건 또 민주당이었고 한나라당에서 내건 것과 정반대의 내용이라 이거 그냥 정치싸움인가 했다. 하지만 정치라는 것도 튿히 지역구 정당들이 이렇게 나선 것이 어떤 이유가 있어보였다. 그래도 놀기 바빴기에 넘어갔다.짝퉁 KTX 정차, 새마을호 정차 횟수 감소 반대 - 민주당
다음 날 광명에 있는 형네 집에 놀러갔다가 또 하나의 KTX관련 플랜카드를 보았다.
광영역 죽이는 KTX 영등포역 정차 반대 - 광명자치위원회(?)
미국에 돌아와서야 뉴스를 검색해 보니 단순히 KTX가 영등포역에 정차하는 문제가 아니어보였다. 전여옥의 숙원사업 해결문제는 그저 그러려니 하고 정당간의 설레발도 그러려니 해도 역 상권 문제는 매우 민감해 보였다.
또 무너지는 초대형 시골역 광명역
든 사람은 몰라도 난 사람은 안다고 (응?), 제일 문제가 심한 것은 광명역일 것이다. KTX가 생길 대 4천여억원을 들여 만든 광명역. 접근성이 좋지 않아 광명역은 문제가 있다는 반대해 대해, 전혀 그런일 없다던 국토부(철도공사였나?)는 광명역을 무지하게 키웠었다. 당연히 역 뿐 아니라 주변 상가들도 커지게 마련이다. 그냥 기차역 주변도 큰 상권이 형성되는데 KTX의 시발역이 된다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갈 것이며 그 사람들이 밥도 사먹고 호두과자도 사고 화장실도 가고.
그런데 광명역은 열심히 지어지고 있는데 KTX 개통도 하기 전에 얼마 지나지 않아 국토부는 그 문제없다던 '접근성'을 이유로 경부선의 시발역을 서울역으로, 호남선의 시발역을 용산역으로 변경했다. 엄청난 규모의 광명역은 그냥 KTX가 한번 머무는 정차역의 기능밖에 하지 못하게 되니 참 4000억원이 넘는 돈은 어떻게 메꿀지 걱정이 된다. 그 4천억원 말고도 이번엔 잘 해보자고 광명역 주변에서 삶을 새로 시작하는 분들은 일을 해보지도 않고 또 실패를 맛보게 되었을 수 있다.
게다가 수원, 영등포 등의 역에 KTX를 정차하게 하여 시민들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이라는 요구가 계속되어왔다. 한두번 이런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광명시가 지킨 것인지 국토부나 철도청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인지 아무튼 여태까지 서울역과 용산역 외에 KTX가 정차하는 역이 서울과 수도권에는 없었다.
<2005년 KTX 영등포역 정차에 반대하는 광명시의원들>
어쨌든 이게 5년 전의 일이다. 미안한 말이지만 떨어져 나갈 사람은 나가고 정착할 사람은 정착했을 것이다. 그런데 영등포역과 수원역의 KTX정차로 광명역을 이용하는 승객수는 더 줄게 될 것이다. KTX 2단계 개통이 시작된 11월 6일 이후 KTX측은 지자체간의 미묘한 문제가 있어 역사용자수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 그리고 영등포역과 수원역의 KTX 정차가 호응이 있고 수요가 늘어난다면 당연히 그 횟수가 증가하고 광명역은 더 한산해지기 마련일 것이다.
어느 분 께서 최초로 '접근성' 운운하며 4천억 짜리 광명역을 주장했는 지 모르겠지만, 광명역은 이젠 정말로 시골역 수준이 되어가고 있다.
역시 전여옥, 불상해지는 영등포구민.
그나저나 전여옥의 설레발은 이번에도 눈 뜨고 못봐주겠다. KTX를 영등포역에 세운게 실제로 전여옥과 전여옥을 사랑하는 한나라당의 입김일 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이에 대한 민주당의 '짝퉁' KTX 반박은 하루 2차례 운행되는 ktx 시간대가 붐비는 시간이 아닌 데다가, ktx 정차와 함께 영등포역 새마을호 정차가 17회에서 7회로 줄었다는 것.
<정말 어이없는 분이신 것 같다>
전여옥은 새마을호는 국토부가 알아서 한 것이라 모르겠고, 나는 다만 KTX를 정차하게 만들었다고 위풍당당하다. 영등포구민들이 KTX 영등포역 정차에 환영하는 것은 자기네들이 그걸 타고 어디를 빨리 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영등포역 주변의 어마어마한 상권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니 당연히 환영할 일이다. KTX 뿐 아니라 새마을호 정차가 늘어나는 일도 똑같이 환영할 만한 일이고.
당연히 KTX 2회 정차는 새마을호의 정차 횟수의 10회 감소를 감안할 때 짝퉁이 아니라 때려죽일 일. 괜히 KTX 정차하게 되어서 새마을호 10회 줄었다고 여길만 한다. KTX와 새마을호의 인과관계가 있던 없던 역주변 상권 사람들의 입장은 당연히 그럴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여옥은 새마을호는 모르고 KTX 정차시켰으니 나 이뻐해주라~하고 애교 떨고 있는데, 그 낮짝으로 상가에 한번 가면 싸다구 엄청 맞을 것 같다. KTX 정차시킬 힘과 능력이 있고, 게다가 영등포 구민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그토록 있으면 새마을호 정차 횟수 감소도 당연히 막았어야 될 일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단지 전여옥 때문에 영등포구민들이 불쌍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