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yton Manning, http://action-news.org>
어제밤에도 그는 스타였고 경기 끝나기 몇분 원맨쇼를 펼쳤지만 너무 불운했다. 정말 그리 오래 풋볼 경기를 보진 않았지만, 이렇게 경기가 끝나는 경우도 없을 것 같다.
뉴잉글랜드와의 원정경기. 8시즌 연속 만나는 라이벌 게임이었다. 4쿼터 10분여를 남겨놓고 스코어는 31-14. NFL에서 4쿼터 역전은 자주 일어나긴 하지만 상대가 올해 7승 2패를 거두고 있는 뉴잉글랜드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역전은 쉽지 않아 보였다. 남은 시간으로 봤을 때, 3개의 연속 터치다운으로 35-31로 승리를 거두거나 두개의 터치다운과 한개의 필드골로 동점을 만들어 연장승부를 기대해 봐야했다. 물론 수비는 필드골이든, 터치다운이든, 세이프티든 뭐든 한 점도 주지 말아야했다.
그런데 최상의 시나리오가 차곡 차곡 실현되어 갔다.
- 8분 남은 상황에서 짧은 패스로 터치다운, 엑스트라 포인트 굳. 스코어 31-21
- 수비는 단 6야드만 내주고 성공
- 4분 51초 남은 상황에서 매닝의 번개같은 패스로 터치다운, 엑스트라 포인트 굳, 스코어 31-28
- 다시 수비는 17야드만 내주고 성공
- 남은 시간 2분 25초.
풋볼이 4쿼터 각 15분씩 경기이므로 2분 25초는 너무 짧아보이지만 사실 그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을 멈추는 타임아웃을 보통 이때 많이 쓰고, 또 시간을 멈추는 전략을 많이 쓴다. (패스를 받아 밖으로 나가거나 패스가 incomplete이 되었을 때 시간이 멈춤). 그래서 2분 25초정도면 거뜬히 10분은 된다.
완전 역전, 적어도 동점 시나리오였다. 어렵긴 했지마 한야드 한야드 야금 야금 먹어나갔고 37초 남은 상황에서 골포스트 앞 24야드까지 왔다. 이정도 거리면 필드골 차면 거의 들어간다. 그러니까 할려고 하면 동점은 무조건 된 상황이다. 아직 타임아웃이 2번이나 남아있기 때문에 당연히 감독은 필드골 대신 정상적인 플레이를 선택했다.
플레이가 시작되고 매닝은 힘차게 볼을 뿌렸다. 그런데 그 볼은 수비에게 인터셉트를 당하고 말았다. 그 순간 내 머리가 다 하얗게 되었다. 난 Colts의 팬이 아니지만 역전하는 시나리오에서는 항상 약자의 편을 들기 마련.
그 한번의 패스는 마치 슬램덩크에서 북산과 해남의 경기에서 정대만에 종료 직전 3점슛을 날리고 들어갔다는 확신을 가지는 장면과 흡사했다.
정대만: 건드렸는가?
전호장: 위험했었다 (가운데 손톱에서 피나는 거 보여주면서)
정대만의 슛은 들어가지 않았고, 그 원인은 전호장이 가운데 손톱으로 공을 건드렸기 때문에. 어제 매닝의 패스는 확신에 찬듯 힘껏 뿌렸지만, 수비중 한명이 패스하는 팔을 정말 손가락몇개로 건드려서 매닝의 패스를 방해했다. 사실 매닝의 패스는 그리 크게 잘못되지도 않았다. 살짝 옆으로 갔더라면 패스가 성공했을 것 같았다.
음.. 아무 상관없는 나도 이렇게 흥분하는데, 매닝 그 자신은 저 순간을 어떻게 잊겠나 싶다. 정말 악몽같은 밤이지 않았을까.
3 개의 덧글:
trackback from: 별다방미스김의 생각
[NFL] Peyton Manning에게 악목같은 밤 Peyton Manning은 Indianapolis Colts의 주전 쿼터백이고, 4번이나 NFL MVP를 수상했으며 현역 쿼터백중 최고로 꼽히는 선수중 한명이다. 2006년 슈퍼볼 우승할 때도, 작년 (2009..
전 풋볼을 아예 모르다보니 흥미도 없고 그러더군요.
그나마 한국계...누구더라..하.. 그 누구때문에 잠깐
기사만 몇번 본게 다라서 ^^;;
@아빠소 - 2010/11/23 19:56
풋볼이 재밌긴 한데, 한국에서는 접할 기회도 흔치 않고 분위기도 조성이 안되니 흥미를 갖기 어려울 거에요. 그 한국선수는 하인즈워드 하하하 우리팉(웅?) 피츠버그 스틸러스에 있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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