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시끌 시끌한 것은 라스트갓파더를 불량식품으로 규정한 트위터의 글때문이었지요.
진중권 트위터 내용 중 |
전에 100분토론까지 나와서 심형래 감독의 디워를 원색적으로 비판한 일때문에 안그래도 꽤 많은 사람들이 진중권의 말이 언제터지나 기다리기도 했을 겁니다. 결국 이번 글은 디워를 먹어봤더니 불량식품이었고, 그래서 이번에는 그 불량식품을 사러 다시 그 가게에 가지 않겠다는 의미였습니다.
진중권이 말하는 '심빠', 심형래감독의 팬들은 당연히 화가나고 진중권의 트위터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고맙게도 진중권은 대부분 리플을 달아서 그들을 더욱 열받게 하고 있지요. 이건 구경꾼 입장에서는 정말 재미있는 일입니다. 당사자들에겐 정말 미안하지만 싸움 구경하고 불구경은 빼놀수 없는 재미이니까요.
라스트갓파더 한장면 |
100분 토론때도 말이 나왔지만 영화에 대한 평을 쓸때, 우리나라 영화라고 일부러 칭찬할 이유는 없습니다. 우리나라 기술로 그만큼 했다고는 말하는 것은 오케이이지만 그렇다고 훌륭한 영화가 아니니까요. 진중권의 주장도 그거였는데, 그게 사람들에게 이해가 안되었다기보다 진중권이라는 사람이 이해가 안되었던 것이지요.
라스트갓파더에 대한 이번 논란. 과연 이것이 심형래 팬들과 진중권의 티격태격인지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아마 심형래가 헐리웃영화를 만들었고 성공적이라는 이유때문에 많이들 진중권을 욕하고 있을 겁니다.
저는 일반적으로 진중권 편입니다. 참 골때리는 말이지요. 특히 요즘같은 시기에는 확실히 진중권편입니다. 반동의 물결이 넘실대는 이 때는 조금이라도 옳은소리를 하는, 흔히 말하는 좌측으로 기울어진 사람들 손을 들어주는게 옳다고 보여지니까요.
뭐 진중권은 저의 생각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진중권은 언제나 줏대를 가지고 깔때는 꺄아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니까요. 저도 줏대를 좀 세우자면 진중권은 그리 크게 도움이 되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아 제작년인가요. FTA 광우병 춧불때 보였던 '대중들이 자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심장 터질듯 설쳐댈 때 확실히 느꼈지요. 경찰한테 달려가는게 무슨 자랑거리나 되는양 딱히 하는 일도 없어보이는데 말이지요.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진중권편입니다. 라스트갓파더를 불량식품으로 규정하는 것에도 일정부분 동의합니다. 디워때의 실망때문에 라스트갓파더를 보고싶지도 않으니까요. 진중권이 트위터에 다시 남긴 말처럼 '불량식품 파는 슈퍼주인 힘내라'라라고 말할 용의는 저에게도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진중권의 태도이지요. 예의와는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류의 토론을 할 때 '내용과 형식'이라는 주제가 나오곤 하지요. 이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도 아니고, 내용이 중요하다 형식이 중요하다의 문제도 아닙니다. 어떤 내용에는 그에 맞는 형식이 있는 것입니다. 그게 바뀌긴 하지만요. 젓가락질 잘 해야만 밥 잘먹는 것은 아니지만, 상견례자리에서 젓가락질 못하는 것은 장인어른한테 점수깍이는 안타까움을 줄 수도 있으니까요.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 뿐 아니라 가능하지도 않아보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나쁜 사람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좋은 사람일 수 있으니까요. 라스트갓파더도 누군가에는 좋은영화일 수 있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나쁜영화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진중권의 불량식품발언은 하자도 없고 딴지걸 이유도 없습니다. 정당하기까지한 비판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진중권을 불량인간이라고 말해도 별 하자는 없다고 여겨집니다. 개인적으로는 트위터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속에 숨어있는 적지않은 나쁜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바램이 있다면, 일자리는 짤렸어도 강연도 하고 먹고살만한 것 같은데 9000원, 널리 이롭게 사용하시어 영화 꼭 꼼꼼히 보시고 감상평 꼭 오려주시길. 꽤나 궁금하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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