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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January 26, 2011

안상수의원님, 역시 상석(上席)이 제일이지요?

어느 영화에서 주인공이 친구 무덤에 찾아가 한참을 생각하고 중얼거리다 무덤 상석(床石)에 걸터앉아 한동안 담배를 무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상석에 앉는다는 것은 아랫사람이든 윗사람이든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에 마음 한편 걸리면서도 영화 내용상 둘도 없는 친구였고 한맺힌 죽음이었기 때문에 살아남은 친구의 마음을 표현하기 충분한 장면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출신이 컨츄리라그런지 집안이 좀 이조시대스럽습니다. 그래서 밥상앞에서 허용되지 않는 것들이 몇 개 있었지요. 소리내지 않고 먹기, 입벌려가면 음식물 씹지 않기, 가부좌하고 먹기 등. 그리고 밥상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고 살아가게하는 소중한 것들이 올라가기 때문에 그만큼 소중한 것입니다. 그러니 먹을 것 이외의 것이 올라가 있는 것은 상단한 몰상식으로 여겨졌지요. 예를 들어 실수로 실내화가방, 빨래바구니등이 올라가 있는 것을 아버지가 보시면 한소리를 들어야 했지요.

사실 의미는 있지만 그렇게까지 금지해야 할 것은 아닌듯 싶습니다. 요즘은 식탁위에서 공부도 하고 고스톱도 치고 영화에서 보면 별의별짓(?)도 다 하던데 말이지요. 그리고 천장에 손볼일이라도 있으면 식탁을 밟고 올라서기도 합니다. 이제는 밥상이 밥을 차리는 하나의 장치인셈이지요.

여튼, 맨날 먹는 밥상도 그렇게 소중히 여기는 게 우리네 문화인데 조상님들 혹은 망자를 위한 밥상을 차리는 상석이야 그 소중하게 여겨야함을 말로 해 무엇하겠습니까. 안상수 의원이 광주 민주화 묘역에 뭍이신 박관현 열사의 상석을 밟고 올라가 묘비를 부여잡고 애도를 표했다던가 그 희생에 감사했다던가 그랬답니다.

개인적으로는 묘의 상석도 절대 밟아서는 안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불가피한 상황이거나 혹은 다른 일을 해야만 해서 필요한 상황이라면 밟거나 무릅으로 올라설 수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마땅히 예를 찾아보려니 잘 생각이 안나네요. 음. 상석 주변에 있는 무덤위 잡초를 뽑을 때 다른 곳에 있으면 닿지 않을때 정도? (이것도 상석 가로 길이가 2미터는 되어야 가능할 듯). 혹은 상석앞에 서 있는데 옆에서 뱀이 전속력으로 나를 향해 아가리를 벌리고 돌진하고 있을 때? 음..

그런데 안상수 의원이 상석을 밟고 올라선 이유는 묘비를 잡기 위해서였다고 하네요. 물론 묘비를 부여잡고 열사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려는 것이겟지요. 그곳 관리소장이 두 손으로 묘비를 부여잡는 게 예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니 원래는 잡을마음도 없었나 봅니다. 그냥 고개한번 숙이고 올려는 모양이었지요. (저는 사실 저자가 왜 저기 갔는지 자체가 궁금한사람입니다만). 그래서 어쩔수 없이 가까이 가게 되었고 상석을 밟고 올라섰다고 하는 군요.

여기까지는 그래도 헛웃음한번치고 말 일입니다. 그런데 변명한 꼴을 보니 '오십견때문에...'. 정말 요즘 안상수 의원님때문에 웃고삽니다. 아이고 오십견이 그리 심하신데 그 고급스러워보이는 코트는 어떻게 입고 버티고 서 계신겁니까. 어깨가 무너져버리실 텐데요. 대단도 하십니다.

음.. 머리가 돌입니까? 그게 변명거리가 될것 같아서 그리 말했나 모르겠네요. 게다가 상석이라는 개념이 조금만 있었더라도, 정말 묘비가 안닿을 거리이면 최소한 상석에 무릎을 꿇어 묘비에 손을 얹거나 살짝쿵 돌아가 상석옆에서 묘비를 만지면 될 일 아니냐 이 말입니다. 앞에 올라서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초등학생이라도 옆으로 돌아갈 정도의 지능은 있을 텐데 말이지요.


나이도 지긋하신 분이 상석이 무엇인지는 분명 알고 있었을 겁니다. 소중하게 다뤄져야한다는 것도요. 밟고나서 움찔하기도 했을 겁니다. 그런데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겠지요. 데모하다 죽었는데. 뭐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난 대한민국여당의원인데.

게다가 난 상석(上席)에만 앉는 사람인데. 상석이 제일인데. 그렇죠 안상수 의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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