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4주 경기까지 두팀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짓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상황은 스틸러스가 좀 더 나빴지만 패커스라고 좋은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스틸러스는 무조건 이기고봐야 했고 패커스도 이 경기 진다면 플레이오프를 위해 남은 두 경기가 힘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스틸러스가 경기를 이겼지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고, 패커스는 경기에서 졌지만 와일드카드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아쉽게도 와일드카드 라운드 첫경기에서 애리조나에게 아쉽게 지긴 했지만요.
경기는 1쿼터부터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었고, 스틸러스가 앞서가면 패커스가 바로 쫓아가는 흐름이었지요. 1,2,3쿼터 내내 그랬습니다. 하지만 4쿼터 2분을 남기고 패커스는 드디어 역전에 성공했지요. 쿼터백 애론 로저스는 어웨이경기라는 불리함도 잊은체 383야드를 던지고 세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4쿼터 마지막 2분은 역시 오묘합니다. (관련글: 미식축구 4쿼터 마지막 2분의 오묘함)점수는 36-30 패커스 리드. 하지만 풋볼은 스틸러스 쿼터백 빅벤의 손에 쥐어져 있었습니다. 2분 1초 남은 상황에서 스틸러스는 자기진영 14야드에서 공격을 시작합니다. 수비 홀디응로 5야드 전진. 하지만 이어진 스틸러스의 공격은 첫번째 다운에서 빅벤이 Sack을 당해 다시 14야드로 5야드 물러납니다. 두번째 다운에서 7야드 패스로 아직 7야드를 더 가야합니다. 세번째 다운에서 홈즈에게 공이 던져지지만 실패. 이제 단 한번의 기회밖에 없고 7야드나 가야합니다. 빅벤의 장점은 아무리 상황이 급박해도 여간해서는 쫄지 않는 다는 것이지요. 역시 네번째 다운, 마지막 기회에서 홈즈에게 32야드나 던져 1st down을 이끌어냅니다.
시간은 1분 5초. 볼은 패커스 46야드 지점. 이어진 공격에서 스틸러스 공격은 홀딩을 범해 10야드를 까먹고 뒤로 물러납니다. 하지만 또 꾸역꾸역 던지고 받고 해서 계속 전진해서 패커스 진영 19야드까지 올라갑니다. 6점차이니 필드골을 필요없습니다. 무조건 터치다운을 성공시켜야 하는 상황입니다. 터치다운을 성공하면 최소한 동점, 보너스 골까지 이기는 확률은 90%이상입니다.
그런데 남은 시간은 3초. 어떤 수를 써도 이게 마지막 플레이라는 것이지요. 볼을 받은 빅벤은 이리저리 볼을 던질 자리를 찾다가 헤맵니다. 시간은 이미 0초를 넘겼습니다. (마지막 플레이는 시간이 0초에 다다라도 플레이가 끝날때까지 계속 이어집니다.) 그러다 공이 왼쪽 구석으로 꽃히든 날아갑니다. 그곳에 마이크 월러스가 있었는데 볼은 아웃라인 밖으로 나갈 기세입니다. 월러스는 몸을 꽃꽃이 세운데다가 그 몸이 거의 필드에 닿은 상태로 볼을 받아냈습니다. 몸은 이미 밖으로 나갔지만 그의 두 발끝은 필드 인바운드안에 꼿꼿이 밖혀있습니다. 터치다운!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습니다.
2009 15주차 스틸러스 vs 패커스 하이라이트 영상
보너스킥을 찬후 경기는 37-36 1점차 스틸러스의 승리. 역사에 길이남을 경기입니다. 이 경기에서 벤은 503야드를 던지는 대기록을 세워 스틸러스 팀 최초의 500야드를 넘긴 패스를 한 쿼터백이 됩니다. 게다가 양팀 토탈 야드는 1000야드에 다다른 겪한 경기였습니다. 스틸러스의 디펜스는 말할 것도 없고 패커스의 디펜스도 강한데 말이지요.
2년만에 정규시즌도 아닌 슈퍼볼 게임에서 두 팀이 만납니다. '이번에도 지면 어떻하지?'라고 생각하는 패커스 플레이어는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슈퍼볼은 그런 소심함을 허락하지 않는 게임입니다. 스틸러스 선수들은 당연히 이번에도 이긴다라는 각오일 것입니다.
스틸러스와 패커스. 훨씬 큰 필드에서 또 다른 명승부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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