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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August 18, 2010

존경했었던 김태영 국방장관

국방부 장관이 누구인지 몰랐고 아니 관심이 없었다. 군대를 다녀온 몸으로서 문화부장관이 누구인지 아는데 국방부장관이 누구인지 모른다는게 죄스럽다. 음.. 뭐가..

천안함 침몰로 국방부장관 이름이 오르내리고 나서야 그 사람 이름이 김태영인줄 알았다. 그러려니 했다. 김태영이라는 사람이 국방부장관이구나. 며칠 기사들을 보다가 안경쓴 국방부장관 사진을 보고 왠지 낯이 익었다.

'넌 누구길래 낯이 익는거냐. 무난하게 생긴얼굴이라 그런가.'

누구인지 알아내는 데 별로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국방부장관의 경력은 국가기밀사안이 아닌지 네이버 인물정보에 고스란히 나와있었고, 내가 그의 얼굴이 낯이 익는 이유를 금방 알려주었다. 현역시절 사단장이었다.

"직속상관 관등성명. 사단장 소장 김태영. 본부대장 개똥이 어쩌고.."

그랬다. 상병을 막달 때 쯤 사단장 교체가 있었고 새로온 사단장이 김태영 현 국방부장관이었다.

10년이 흘렀고, 그 십년 사이에 별둘 소장이 별넷 대장이 되었다.  강산이 변하는 10년을 감안한다해도 다소 빠른 승진이 아닌가? 사단장 이후 경력이 무지하게 화려하다. 화려하다기 보다 최적의 코스를 밟아 국방장관이 되었다.

<김태영장관>

육본근무->국방부근무->수방사령관->함참작전본부장->1군사령관->함참의장->국방부장관

사실 사단장 이후 제대로 간 것도 있지만 그 이전의 경력도 화려해서, 군대에 있던 우리들의 입에도 오르내렸다. 이미 사단장 시절 국방부 정책기획국 차장 국장등의로 일하고 있었고, 그 이전에도 국방부장관 보좌관을 했다.

그래서 군대에 있던 나는 군인의 신분에 충실하게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살고 그만큼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군대에서 승진하는데 필요한 더러운 것들때문이라고 생각할 여유는 군대에서 어디에도 없었다.

사단장을 존경한 진짜 이유는 그 사람의 됨됨이 때문이었다. 이전 사단장은 상당히 권위적이었다. 사단직할대 병사들이 모두 모여 하는 뭐냐.. 음.. 그 연병장에 모두 모여서 시상식도 하고 연설도 하고 하는 그거.. 새벽모임? 암튼 그 모임에서 사병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부관참모의 쪼인트를 깔정도였다. 사병과의 대화는 양쪽다 원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데 새로온 사단장 김태영은 분위기가 확실히 달랐다. 일단 관사에서 출근할 때 걸어서 온다. 이는 사병들에게는 끔직한 일. 경례하는 것도 그렇지만 실수하나 했다가 꼬투리 잡히면 큰일도 보통 큰일이 아니다. 그런데, 두세명이 지나가다 출근 길의 사단장을 만나 목터져라 경례를 부치면,
"어 그래~" 하고 손을 번쩍 들어 흔들어준다.
길옆 30미터 쯤 떨어져 있는 대공초소에서 경례를 부치면, 사단장은 몸을 휙 돌려 좀 더 큰 목소리로
"어 그래~" 하면서 손을 거세게 흔든다. 거리가 있으니까 잘보이라고 그러나보다.
어쩌다의 실수가 아니라 매일같이 그런다.

대통령이 권위적이면 공무원이 권위적이 된다는 현실을 실감하고 있듯이, 사단장이 권위적이면 그 부대는 권위적이 된다. 반대면 역시 그 반대로 된다. 사단 분위기는 확실히 달라졌다. (빠졌다는 말이지) 예를 들어 불필요한 아스팔트 물 청소, 나무 괜히 뽑아 자리 옮기기, 눈 이쪽으로 치웠다가 맘에 안든다고 다른 쪽으로 옮기기 등등.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능력도 있는데다 인간적이기까지 하니 얼마나 존경스러운가.

이번 천안함 침몰 관련 김태영 장관의 태도를 보면서 열받기도 많이 아쉬우면서도 새삼스레 느끼게 된다.

이를테면 마르크스의 인간성이 더럽고 가정이 평화롭지 못했다고 해서 자본론이 이론적으로 흠집이 나지 않는 것 처럼, 한 사람의 인간성이 좋고 훌륭하다 해도 그 사람의 생각이 옳아지는 게 아니라는 것. 특히 요즘같은 시대에, 권력의 꿀맛을 보고 사람에게는 좀 더 조심해야한다는것.

물론 별넷 대장이고 국방부장관이라하더라도 꼭두각시 역할이어서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그렇게 행동할 지 모른다. 이글에서 나는 그사람을 폄하하거나 동정하려는 의도는 없다. 다만 아쉽긴하다. 기억속에 좋은 사람이 많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고 그 기억들이 하나둘씩 없어진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