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한국 뉴스들을 읽다보니 아쉬움이 묻어나는 내용이 상당합니다. 600만 달러이상을 기대했으나 아쉽다 초대박은 아니다라는 식으로요. 작년 시즌이 끝나고 국내언론들은 추신수의 몸값이 엄청나게 상승할 것이다라는 기사들을 많이 썼고, 어떤 신문에서는 장기계약을 한다면 연봉평균 천만달러 이상도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 외에도 추신수는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요. 시즌 성적도 좋은데다가 아시안게임에서 큰 역할을 하고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으니까요. 무르팍도사의 출연은 그 절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조심스럽게 말하지만 한국팬들 혹은 한국사람들에게 추신수가 조금 과대포장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정도 선수면 500만달러는 받아도 천만달러를 받아도 이상할게 없다고 생각되어진 것이지요. 메이저리그에서는 잘하는 팀이건 못하는 팀이건 스타들에게 지불하는 몸값이 상상 이상이니까요. 그 정도 대접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듯도 합니다.
추신수 선수를 깍아내리자는 것도 실력이 없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가 새운 2년 연속 3할-20홈런-20도루 기록은 정말 대단합니다. 그리고 40만불 받아가며 2년동안 그렇게 클리브랜드에서 뛰어준 것도 어찌보면 저 정도 실력을 가진 선수가 운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입니다. 그래서 이번 연봉조정신청에서 그 댓가를 충분히 받길 바랬지요.
제 생각은 충분히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추신수는 자존심도, 명예도, 게다가 돈으로도 명분이 선 것이지요. 추신수와 비슷한 활약을 한 선수들의 최근 연봉신청 결과도 추신수와 비슷했고, 특히 클리브랜드 구단의 재정상태를 보았을 때 이정도면 줄 수 있는 최대한을 준 것도 같습니다. 미국 언론에서 말하는 예상 금액이 300만 달러에서 400만달러였는데, 그 최대치를 보라스가 이끌어낸 것도 같구요.
그래서 추신수의 연봉협상은 성공적이었다고 판단됩니다. 2년간 큰 활약을 했지만, 아직 메이저 리그에서 대스타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FA 자격 얻는 향후 2년동안 대박계약을 위해서는 메이저리그의 대스타가 되기 위해서든 끝장나는 활약을 해 주길 기대합니다. 올해 연봉은 전혀 아쉬울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2년 동안 잘 하면 2년뒤 초대박 계약은 분명할 사실이니까요.
국내에서는 추신수의 친구 이대호가 연봉조정을 신청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추신수처럼 구단과 협상을 이루어내지 못하고, 구단 6억 3천만원대 이대호 7억원 중 한 금액으로 오늘 결정나게 됩니다.
국내의 연봉조정은 선수에게 절대 불리하다는 건 분명합니다. 추신수처럼 협상을 대신해 줄 뛰어난 에이전트도 없고, 선수 개인과 구단과의 협상이지요. 게다가 전 구단은 연봉상한선이 올라가는 것을 원치 않고, KBO와 구단은 거의 한통속이니 절대 불리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팬들 사이에서도 이대호의 연봉조정 신청을 곱게 보지 않는 시선이 꽤 있다는 것입니다. 9경기 연속 홈런 신기록, 타격 7관왕이라는 대기록을 별 대수롭지 않는 사실로 만들어버리면서 말이지요. 곱지 않는 시선에는 동료들은 얼마 받는지 아느냐, 구단은 우승에 목말라 있는 데 혼자만 살려고 그러냐, 니가 이승엽보다 낫냐 등등의 이유가 있습니다.
추신수의 연봉조정 신청때와는 영 다른 반응이지요. 추신수는 어떻게든 더 많이 받아야 된다는 게 주의견이었는요. 이대호에게는 혼자만 잘 살아보려는 나쁜 심보를 가진 놈의 시선을 보내는 지 모르겠습니다. 이승엽이 낫느냐 이대호가 낫느냐를 비교하는 것은 그야말로 웃긴 일입니다. 매니 라미레즈가 베이비 루스보다 낫다는 이유로 그렇게 많은 돈을 받는 것 아니니까요.
한국야구의 발전을 위해서 아낌없이 투자해야 한다. 구장 시설을 개선해야 한다, 팬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 인프라를 형성해야 한다. 엄청 돈이 많이 들겁니다. KBO의 자료에 따르면 2009년과 2010년 평균연봉은 250만원 인상되었고, 인상폭은 3.2%라고 합니다. 2011년 자료는 아직 없어서 모르겠지만,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성적이 좋지 않은 구단은 오히려 삭감을 당하는 처지이지요. 메이저리그나 일본야구의 시장규모와 우리야구가 다르다는 것은 물론 잘 압니다. 문제는 무조건 선수들의 연봉을 잡아매려는 것이지요.
구단들은 적자네 성적이 안좋네 하면서 죽는 소리를 합니다. 그 계산이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겠네요. 마케팅 효과나 한국 야구의 발전, KBO의 수익등은 아마 빠져있을 겁니다. 이대호의 말처럼 8년전 이승엽의 연봉을 그대로 맞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이승엽 그 이상의 성적을 냈고, 그 이상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연봉조정에서 8년이라는 시간은 단지 물가상승, 돈의 가치가 달라진 것만으로 판단되어서는 안됩니다. 그 8년동안 WBC, 올림픽 금메달, 아시안 게임 금메달, 550만이 넘는 관중수. 한국 야구는 그 만큼 발전했습니다. 선수들도 그 만큼 발전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발전한 만큼 대우를 받아야 되는 게 상식적인 일입니다. 시간이야 흐르든 말든, 발전이야 하든 말든 연봉 딱 정해놓고 협상을 하는 구단들. 롯데구단. 전구단. KBO. 진정으로 한국야구발전을 원한다면 선수들에게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고교 유망주들 일찍부터 해외로 빠져나간다고 그러지 말라고 징징대지 말고요.
오늘 결정날 이대호의 연봉. 제발 7억원이라도 그 쪽으로 결정났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대호가 10억이상 신청했으면 했습니다만. 하하
2 개의 덧글:
겉보기에는 구단이 제시 금액과, 선수의 제시 금액 중 더 적정한 금액으로 연봉이 결정된다는 내용의 동일한 제도인 것 같지만 사실 알고보면, 미국과 한국의 연봉조정제도는 의도하는 바가 서로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미국의 경우는 목적이 서로 적당한 선에서 합의하라는 것으로 합의를 종용하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승패를 보면 구단이 더 많기는 하지만 6:4 정도 입니다. 반면, 한국은 목적이 구단편 들어주는 거수기입니다. 선수가 승리한 적은 단 한 번뿐이며, 이 한 번도 실상은 선수 승이 전무하면 모양새가 너무 않좋으니 옛다 아무 넘이나 하나 들어주마 라는 식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당연히 이대호 선수가 질 줄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자이언츠의 팬으로서 롯데라는 구단 혹은 기업에게 도대체 어디까지 실망해야 하나 하는 점입니다.
창원 창단 막은 이유요? 단순히 수익이 줄어서가 아닙니다. 롯데가 8개 구단 중 가장 수익이 좋다하나 결국 적자입니다. 제 생각이지만, 실제 롯데가 입에 거품을 물며 반대하는 이유는 기존 부산/경남권 팬들 중 부산의 일부 골수 팬을 제외하면 롯데 꼬라지 보기 싫어서라도 창원 nc로 옮겨가는 팬들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 상황에서는 롯데 욕해도 대안이 없으므로 그냥 참고 살지만, 만약 대안이 생긴다면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부산/경남권에서 롯데의 기업이미지는 기존의 거부감 정도가 아니라 폭락 수준일 겁니다. 그 기폭제가 다름아닌 창원팀이 될 수 있는 것이죠. 물론 사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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