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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November 12, 2010

2010 세계등축제, 한밤의 즐거움

비행기가 결항되고 한국에서 4일을 더 체류할 수 있었던 행운(!)덕분에 청계천에서 진행되고 있는 세계등축제에 다녀왔습니다.

 
2010 서울 세계등축제

일시 : 2010년 11월 5일 - 21일 (원래 14일까지였는데 1주일 연장되었군요)
장소 : 청계광장-모전교-광통교-장통교-삼일교일대
점등시간: 오후 5시 - 11시

마침 갔던 날이 개막점등식이 있던 날이었는데, 이병헌이 나온다는 뉴스를 듣고 저는 살짝 기겁을 했지요. 와이프와 처제와 함께 가기로 했기에 이병헌을 보자는 소리가 나올까봐요^^;; 하지만 돌도 안된 딸아이 덕에 밀리는 시간을 피하기로 했고 의외로 두 여인께서 이병헌에 전혀 관심이 없더군요. 흠..

파괴적으로 만들어진 청계천을 본능적으로(?) 싫어해 청계천을 거니는 일도 그 곳에서 하는 행사도 질색이지만 그런 이유로 다른 사람의 즐거움을 뺏기는 싫었고, 왠지 등불의 화려함이 기분도, 딸아이에게도 활력을 줄 것 같은 기대에 나갔습니다.

역시 청계천 입구에 우뚝 솓아있는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사옥을 보자 기분이 썩 좋진 않더군요. 그래도 청계천을 따라 죽 이어진 화려한 등불들이 금새 마음을 둥둥 띠우데요 ㅎㅎ
 


등불축제 구간을 따라 천 위 인도위에는 저런 다양한 색의 전등이 밝혀주고 있네요. 주변 빌딩들의 협조를 얻어 빌딩들 조명을 최대한 약하게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좀 있었지요


주차를 반대편에 해놔 첫머리로 올라가던 중 찍은 사진. 앞에 보이는 자유의 여신상, 피사의 사탑, 빅벤들이 나란히 있어서 저게 뭐시여 했습니다. 저런 거물들이 저렇게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걸로 보아 규모가 아주 소박한 것으로 판단되었지요.

그런데 위에서부터 내려오다보니 그건 또 아니었습니다. 한국의 문화를 배경으로 한 등불부터 등장했는데요. 조형물들이 다소 조잡하긴 했지만 이쁜색의 등불들이 충분히 그것을 메꾸어 주었지요.

한국, 중국, 일본 순으로 꽤 거대하고 많은 수의 등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잉어도 있고 사슴도 있고 학도 있고.


이쁜 아가씨도 있고;;;

저 아가씨의 출처입니다. 원래 오른쪽에 저 아가씨 남자친구인지도 있는데 안찍었씁니다.


한,중,일 이 끝나고 드디어 세계의 등들!

음...  처음의 걱정대로 저게 다 이었습니다. 자유의 여신상, 피사의 사탑, 빅벤, 타워브리지(사진에 없음)으로 한중일을 제외한 세계가 정리되어 버린 것이지요. 그것도 너무 작은 크기로요.. ㅠ.ㅠ


세계의 등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한국의 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등들이 전시되었습니다. 아래 그림은 충북에서 내어놓은 직지심경을 주제로 한 등. 음.. 직지심경도 제대로 표현안되어 있는 데다가 카누(맞나) 훈련을 하는 실사 사진에 충청북도 로고가 왠지 헛웃음을 나게 만들더군요. 등축제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나 할까요. 그외 전주 한옥마을 등 각지의 소재꺼리로 만든 등들이 전시되었지만 역시 충북에서 내어놓은 느낌과 별다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볼거리는 의외의 곳에 있었습니다. 아니 볼거리가 아니었지요. 다리밑에 등들이 매달아져 있는데 어디선가 섹소폰 소리가 울리더군요. 사람들이 꽤 모여있구요. 그래서 등축제 행사의 일부라고만 생각을 했지요. 작은 공연이 있나보다 하구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어떤 신사분이 홀로 섹소폰연주를 하는데 사람들이 공짜관람을 하는 중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드라마 주제곡들이 나오고 특히 사랑노래들이 나오니까. 연인들, 아가씨들, 연인이 될랑말랑한 분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섹소폰 소리를 듣다가 노래를 부르다가 은근슬쩍 손도 잡다가 뽀뽀도 하다가 그러다가 싸다구도 맞다가...

누구신지 몰라도 꽤 잘 연주하시는 듯 했습니다. 소리도 쭉쭉 뻗어나오고. 게다가 흥도 돋굴줄 아시는 듯 했습니다. 처제말로는 종종 저런 분들이 연주를 한다고 합니다. 같은 분이 아니라 여러분 계신데, 아마 먼저 연주하시는 분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듯. 하하하


연주를 조금 듣다가 나오니 한국전래소설에서 나오는 주인공들로 만든 등들이 보여 찰칵 했는데 갑자기 모든 등의 불이 꺼져버렸습니다. 저는 제가 카메라 찍다 잘못된 줄 알았습니다. 이 작은 카메라에서 울트라 빔이라도 나와 발전기를 태워버렸나 하구요. 그런데 11시더군요. 11시 땡 되니까 인정사정 볼것 없이 한방히 훅 꺼버리더군요.


한시간 정도 거닐었는데 그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야밤의 데이트하기 좋은 것 같고, 역시 등의 위력은 사람의 마음을 붕 뜨게 만들고도 남더군요. 하지만 아쉬운 점은 역시 명색히 세계등축제인데 '세계'라는 단어에는 어울이지 않은 부분이 많았고, 조형물들에 신경을 더 써야 할 것 같았습니다.그리고 아까 말한 주변 빌딩들의 화려함이 좀 죽었으면 하는 것 하구요.

그래도 단점보다는 한밤에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더 컸습니다. 행사에 대한 호응이 높아서 21일 까지 1주일 축제기간을 연장했다고 하니, 밤에 술마실 사람 없으신 분들은 한 번 다녀오시는 것도 좋아보이네요. 혼자가서 섹소폰 연주듣다가 그 분위기에 취해 옆에 앚은 모르는 여자분 혹은 남자분 손잡다가 싸다구 맞진 마시구요.

 

 

10 개의 덧글:

동양천사 said...

함 보러 가고 싶어지네요.

촌스런블로그 said...

정말 등불 축제 화려하네요^^

선민아빠 said...

비행기 결항때문에 제대로 된 한국을 체험하실 기회를 가지셨네요~~

별다방미스김 said...

@동양천사 - 2010/11/14 00:51
아직 안끝났으니 고고씽~

별다방미스김 said...

@촌스런블로그 - 2010/11/14 22:04
근데 사진이 저렇지 막상 가면 느낌이 다를지도 몰라요. 특히 위에서 보면 조금 초라;;

별다방미스김 said...

@선민아빠 - 2010/11/15 14:29
정말 감사했죠 하하

황지원 said...

연주 즐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도 잘 나왔네요~

별다방미스김 said...

@황지원 - 2010/11/16 14:30
더헛! 정말 그분이 맞는 것 같군요! 어찌 이 글을 읽게 되고 답글까지 다시다니! 왠지 영광입니다요^^;;

황지원 said...

네 미국 안전히 돌아가셨기를....ㅎㅎㅎ

별다방미스김 said...

@황지원 - 2010/11/23 19:15
아이고 이런 다시한번 영광! 잘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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