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총 맞은 후, 총알이 머리에 박혀서 이상행동을 하는 이성모는, 아니 박상민은 전혀 딴 사람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찌 그리 딱인지 모르겠습니다. 강풀 순정만화 '바보'의 영화버전에서 차태현이 그 바보역을 완벽히 소화했다고 했는데, 그 이상으로 박상민은 총 맞은 이성모역을 잘 소화하는 듯도 합니다.
눈동자 굴리는 모습, 밥풀 흘리며 밥 먹는 모습, 방탄조끼 입고 뒹구는 모습 등등 음..
사실 총 맞은 이성모는 드라마의 흥미를 위한 설정이기도 하겠지만, 확대해석하는 것인지 몰라도 현재에도 아픈 사실을 생각나게 합니다. 자이언트 작가가 의도했는지 의도하지 안했는지 모르겠지만요. 정보부 요원이 정신적지체를 겪고 남은 인생을 산다는 설정은, 삼청교육대, 안기부 등에서 살인적인 고문을 받고 고 몸이 망가져 죽거나, 이성모처럼 육체적 정신적 지체를 겪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까요. 자이언트 드라마 중간중간 엄청난 고문을 받고도 멀쩡하게 살아있는 사람들이 있지만 (특히 황태섭), 자이언트 작가도 뭔가 하나는 보여주고 싶었을 지 모르고, 드라마에서는 그 많은 악한들이 미화되고 진짜 억울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온데간데 없으니까요.
어쨌든 박상민의 연기. 정말 딱입니다. 다른분들이 그동안의 연기도 좋았다고 하시는데 저는 이제야 박상민의 연기가 맘에 드는군요.
기봉이 신현준, 바보 차태현보다 더 잘할 것 같은데, 그런 영화 하나 만들어서 박상민 주연시키면 안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