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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anuary 1, 2011

대상이 마땅한 장혁, 우수상이 아쉬운 정보석




누가뭐래도 작년만큼은 KBS가 드라마의 왕국이었다. 기억에 남을 만한 드라마는 한둘 빼고 모조리 KBS에서 방영한 것 같은 느낌마저 줄 정도였다. 그런데 후반기 들어서 자이언트와 대물, 그리고 최근의 아테나와 시크릿가든으로로 드라마의 중심이 SBS로 옮겨 가는 것 같기고 하다. MBC는 동이말고는 기억에서 없음. 동이하시지요? (최일구 앵커의 새로운 어록 참고)

연말에 할일없어 생각해본 내맘대로 대상 후보는 KBS는 장혁, SBS는 정보석이었다. 사실 이병헌까지 있었다. 개념없이 아이리스가 올해 방영된 드라마라고 생각했으니. 이병헌은 이미 작년에 대상을 탔다.


1년이 지났어도 대상이 마땅한 대길이!

그런데 둘다 그리 가능성 있는 후보가 아닌 듯 했다. 시청률 대박을 터트린 드라마 다음 드라마는 조금 시들하기 마련인데, 그런 징크스조차 가뿐히 넘어서서 아이리스가 있었냐는 듯이 추노는 아이리스를 넘어선 시청률잡이에 성공했다. 재미도 있었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그런데 문제는 연초에 방영된 드라마라는 점. 그 후에도 김탁구, 성스 등 기억에 남을만한 많은 작품들이 많았었고, 내 기억에는 연초에 방영된 드라마에서 연기대상이 나온적이 드물었던 것 같다.

추노의 주인공 장혁도 그런 케이스가 아닐까 생각했었다. 대작이긴 했지만 드라마속의 인물을 1년씩이나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아보이니까.


하지만 예상을 깨고 장혁이 대상을 수상했다. 연기대상이든 연예대상이든 TV에서 하는 연말 시상식에서 박수를 쳐본적이 한 번도 없는데 장혁발표하고 나서 박수 2번쳤다. 스스로 생각해도 좀 민망했지만, 장혁이 받아야 마땅하지 않은가! 음 김탁구 미안. 넌 좀더 커야돼. 1년 가까이 지난 드라마를 기억하고 다시 보게 만든 것으로도 KBS는 잘 한 선택이다. 뭔소리냐.


정보석, 그래도 최우수상 정도는? 

정보석은 더더욱 희망이 없어보였다. 자이언트가 올해 최고의 시청률로, 그것도 30여주를 방영한 드라마이긴 하나 정보석은 우리편 주인공이 아니었다. 자이언트의 주인공은 이범수와 정보석이라고 생각한다. 이범수는 우리편, 정보석은 나쁜편. 대상은 일반적으로 우리편이 받는다. 연기력이 엄청나게 차이나지 않는 한 우리편이 최고.

그래도 최우수상 정도는 받지 않을까 싶었다. 자이언트에 그 연기력이 소름끼쳤기 때문에. 하이킥의 어벙한 중년에서 이시대를 만든 정치인으로 완벽하게 변신했으니 최우수상 정도는 주어야 그 노력에 보람이라도 느낄 것 같았다. 이견이 있는 사람이 있지만, 자이언트에서 가장 빛난 사람은 정보석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수상. 차라리 주질 말지 그랬냐라고 생각했다. 그 쟁쟁한 연기자들 중에서 우수상도 아주 큰 상이겠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좀 들었다. 대상 고현정도 이건 좀 아니다. 고현정의 연기력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왠지 최근 종영된드라마에 대상을 주는 것 같았고, 야심차게 기획한 드라마가 예상보다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리자 마치 이것은 대단한 작품이다라고 변명하는 듯도 했다. 고현정의 대상소감은 논리성이 떨어지긴 했지만 대상수상보다는 차라리 멋있었다.


내년에도 재밌고 유쾌한 드라마 많이 만들어 사는 재미 하나 더 얹어 주시길!




Tuesday, December 7, 2010

시대가 만들어 낸 악인 조필연, 단 한번의 인간미

조필연.  제가 생각하는 하는 자이언트를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시대가 만들어 낸 악인

조필연. 그 함자(?)가 한문으로 어떻게 되는지 몰라도 아마 必然이 아닐까 합니다. 그 사전적 뜻은 '사물의 관련이나 일의 결과가 반드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음'입니다. 만약 조필연의 이름이 저 한자 그대로라면, 조필연이라는 인물은 그 시대에서 나올수 밖에 없는 인물이라는 뜻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겁니다.


조필연이 악인인 이유는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사람이든 돈이든 가족이든 그 무엇이든 상관없이 이용하고 없애고 한다는 것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그 욕망이라는 것이 모두 '돈과 권력'으로 향하고 있지요. 70년대, 80년대, 사실 현재까지도 있으신 분들이라 하면 모두 지향하는 바일 것입니다.


특히 그 시대에는 돈만 있으면, 권력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시대였으니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위해 애쓸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사람의 본능이전에, 그 시대가 사람들을 그렇게 만든 것이지요. 그 대표적인 인물, 그 시대에서 필연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던 인물이 조필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조필연, 단 한번의 인간미

조필연은 60회 통틀어 한번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습니다. 아들 조민우에게 가끔 다정하게 말하는 것은 인간미가 아니라 성공하는 법을 나긋나긋하게 가르쳐준 것이었지요. 자신 앞길에 걸리면 아들이든 아내든 아무 상관없이 냉혹하게 내치지요. 일반사람은 물론이고, 적들에게는 두말 할 나위 없습니다.

그런데 마지막회에서 단 한번의 인간미가 포착됩니다. 참 그것도 1초나 될까 말까하는 순간이지요. 오의원의 별장으로 경찰이 들이닦치기 전 권총으로 자살한 고재춘을 보며 소리 고래고래 지르다가 얼필 한쪽눈에 눈물이 글썽합니다. 정말 60회를 통틀어 보여준 단 한번의 인간미이지요.



그런 연기를 보여준 정보석이 대단하다고 밖에 말을 못하겠습니다. 끝까지 악인으로 남는 연기, 그리고 그 속에서 보여준 단 한번의 인간미.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그의 투신은 여전히 희망 사항

시대가 만들어낸 인물 조필연의 투신은 이강모가 복수에 성공한 것 처럼 보이게 하지만, 마지막 이강모의 표정처럼 뭔가 찜찜합니다. 드라마의 내용대로 복수를 한 것인지 만 것인지를 말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2010년 현재 그 조필연들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여전히 돈과 권력의 꿀맛을 찾아 헤매는 높으신 분들을 뉴스를 통해 자주 뵐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그런 분들이 모두 투신을 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아 잔인해). 그저 하루라도 빨리 그런 분들이 우리 나라를 이끌어 나갑네 하고 떵떵거리는 날이 사라지기를 바랄 뿐이지요.



기나긴 60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보여준 드라마. 참 잘 봤습니다.






예상된 결말, 하지만 그 훌륭한 결말의 자이언트

드디어 그 60회의 대장정이 끝났습니다. 뻔히 보이던 결말이었지만 어찌 그렇게 그 결말이 기다려지고 보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끝장난 조필연, 아 아쉬워!

 
조필연은 예상되던 그대로 비자금 장부 뽀록나고 이강모 아버지, 오병탁 의원을 살인한 일, 이성모 살인미수가 들통이 나서 끝장이 났지요. 그 장면이 속시원한 내용이었지만 왠지 모를 아쉬움이 일더군요. 다름아닌 조필연의 최후때문이었지요. 뭐 아주 강렬히 바란 것은 아니었지만 조필연이 그 역경(!)들을 헤치고 또 다시 살아남아 이 사회의 악의축의 꼭지점을 형성하기를 바랬지만 쫄딱 망하고 말았지요.아니 쫄딱 망한게 아니라 자신이 받아 마땅한 벌의 값을 못이기고 미치고 말았지요. 그리고 투신을 했는지 이강모가 밀었는 지 여튼 죽었습니다. 너무 아쉽습니다.


당연히 드라마, 특히 공중파에서 나오는 드라마의 끝은 어떤 식으로든 '존엄한 인간'을 보여주어야만 하지요. 선이 승리하고 악이 패배하고, 나쁜 놈은 죽고 착한 놈은 부활하고 등등. 그런면에서 마땅한 결말이었지만 반전이 있다기에 쬐금 기대했건만.


모두들 일편단심 민들레


자이언트에는 꽤 많은 애정라인이 존재합니다. 애정 자체가 주제인 드라마도 아닌데 말이지요. 이강모-황정연, 이덕화-유경옥, 조민우-이미주, 박소태-염경자, 이강모-지연수. 그런데 이들 모두가 하나같이 일편단심 민들레입니다. 바람은 커녕 눈길한번 다른 곳에 안두는 지독한 사람들이지요. 자이언트가 막장드라마의 최강자 SBS의드라마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사실은 참으로 신선합니다.


주연을 떠받쳐 준 여러 심복들


하나 더 신선한 것은 자이언트에는 아무 말없이 시키는 일만 하는 데도 비중이 꽤 큰 심복 조연들이 존재합니다. 조필연을 평생 따라다니며 보좌해준 고재춘 (안타깝게도 마지막에 배신을 하고 먼저 다른 세상으로 갔지만), 자기 형의 복수를 위한다지만 사실 이성모를 위해 살다 괜히 죽은 유찬성, 줄을 잘 탄줄 알았지만 결국 매듭이 썩은 줄 조민우 옆에서 문성중 (문이사), 이덕화옆에서 평생 아무말 없이 시키는 일 거들었던  주영국, 거기에 말은 무쟈게 많지만 이성모를 지켜준 박소태, 염시덕.


역시 사람이 크게 될려면 주변 사람이 있어야 되고, 짱 자리에 앉을려면 훌륭한 참모가 있어야 하는 것이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저런 심복들이 없었다면 저런 이강모든 조필연이든 이덕화든 누구든 저렇게 클 수가 있었겠습니까. 빨리 그런 사람 찾아야겠습니다. 짱한번 되아야지.


예상된 결말, 그러나 그 훌륭한 결말


조필연의 죽음 혹은 정신이상은 이미 예견되어 있었습니다. 조민우의 만보건설도 만보프라자의 붕괴도 예견되었고, 태이프의 공개도 비자금 장부의 공개도 다 예상되었습니다. 이강모의 성공도. 위에서 말한 일편단심 민들레들의 애정라인 완성도 예상되었지요. 이성모의 죽음 역시 어느정도 예상된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상 되었다고 그게 훌륭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의 드라마, 올해의 드라마들 중 한참 재미있다가 마지막에 가서 혹은 마지막회에서 맥빠지는 것들이 꽤 있었습니다. 어떻게 결말이 될까라는 궁금중을 해결해 주지 못했었지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자이언트는 보기드물게 결말이 좋은 드라마같습니다. 예상되었던 사건들을 순서도 알맞게 배치해 주었고, 이성모의 죽음과 조민우의 출소 역시 끝맺음을서 훌륭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고재춘의 자살은, 이젠 끝났다가 아니라 비록 악인이지만 그 곁을 평생지켜 후회없는 삶을 살았노라 하며 삶을 끝맺는 느낌을 주어 인상적인 마지막이 되었지요. 어쩌면 저렇게 악한 인간을 만든게 나라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지만요. 그리고 약간 생뚱맞지만 이성모의 막내동생 종모의 깜짝 등장은 이성모를 잃었지만 이강모는 다른 한명을 얻어 그야말로 험난했던 그 가족을 완성하며 드라마를 마무리짓기에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잘 끝났습니다. 마지막회를 보고 나서 아쉬움이 하나도 없군요. 후련하고 그 동안 정말 잘 보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재미있었지요. 당분간에 그 동안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자이언트 후속 포스팅들이 주를 이룰 것 같군요.

Monday, December 6, 2010

자이언트, 총 맞은 후 연기대상감 연기 박상민

개인적은 생각이지만 자이언트에서 박상민의 연기는 보통 이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이성모 아역을 맡았던 김수현의 연기가 훨씬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회를 거듭할 수록 이성모는 연기보다 그 배역의 중요성때문에 눈이 가게 되었지요. 무게감 있는 연기가 힘들었을 수도 있고, 감정을 담아내는 장면이 어려워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색하고 이상한 연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런데 총 맞은 후, 총알이 머리에 박혀서 이상행동을 하는 이성모는, 아니 박상민은 전혀 딴 사람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찌 그리 딱인지 모르겠습니다. 강풀 순정만화 '바보'의 영화버전에서 차태현이 그 바보역을 완벽히 소화했다고 했는데, 그 이상으로 박상민은 총 맞은 이성모역을 잘 소화하는 듯도 합니다.






눈동자 굴리는 모습, 밥풀 흘리며 밥 먹는 모습, 방탄조끼 입고 뒹구는 모습 등등 음..



사실 총 맞은 이성모는 드라마의 흥미를 위한 설정이기도 하겠지만, 확대해석하는 것인지 몰라도 현재에도 아픈 사실을 생각나게 합니다. 자이언트 작가가 의도했는지 의도하지 안했는지 모르겠지만요. 정보부 요원이 정신적지체를 겪고 남은 인생을 산다는 설정은, 삼청교육대, 안기부 등에서 살인적인 고문을 받고 고 몸이 망가져 죽거나, 이성모처럼 육체적 정신적 지체를 겪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까요. 자이언트 드라마 중간중간 엄청난 고문을 받고도 멀쩡하게 살아있는 사람들이 있지만 (특히 황태섭), 자이언트 작가도 뭔가 하나는 보여주고 싶었을 지 모르고, 드라마에서는 그 많은 악한들이 미화되고 진짜 억울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온데간데 없으니까요.



어쨌든 박상민의 연기. 정말 딱입니다. 다른분들이 그동안의 연기도 좋았다고 하시는데 저는 이제야 박상민의 연기가 맘에 드는군요.


기봉이 신현준, 바보 차태현보다 더 잘할 것 같은데, 그런 영화 하나 만들어서 박상민 주연시키면 안될까요?



자이언트, 끝까지 빛나는 정보석의 연기

자이언트가 한회 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여전히 드라마 내/외적으로 얘기 거리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등장인물들 각각에 대한 얘기도 많구요.

그 중 하나가 단연 조필연 역을 하고 있는 정보석의 연기일 것 같습니다. 여러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제 생각도 자이언트에서 연기대상 수상자가 나온다면 저는 당연히 정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드라마의 주인공이 이강모인지 이성모인지 조필연인지 그거랑 상관없이 가장 빛나는 연기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동안의 모습도 그랬지만, 이번 59회에 나왔던 조필연의 모습은 정보석에게 또 다른 한표를 던지게 만든 것 같습니다. 59회에서는 다시 몇년의 세월이 흘러 조필연은 흰머리가 성성한 정치인으로 변했지요. 그런데 겉모습만 변한 것이 아니라 걸음걸이, 말투, 웃음, 모든 것이 흰머리 성성한 정치인 그대로였지요.




드라마 말고 뉴스에서 나오는 그런 정치인들의 모습과 흡사했지요. 정보석 개인 개인적으로도 그 연기 자체에 욕심이 났기도 했겠지만, 남은 2회를 위해서 자신이 맡은 역의 연기를 바꾸기가 쉽지 않을 텐데, 그것을 잘 전달한게 참 대단한 듯 합니다. 아역배우와 성인배우 역을 동시에 하는 것보다는 덜 하지만, 그래도 많이 힘든 일일텐데 말이지요.

이덕화의 연기도 훌륭하지만 다른 드라마에서도 보여준 모습과 너무 흡사한 모습이어서 그런지 정보석의 연기와 비교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현상, 악역배우가 잘 되었으면 하는 그 이상한 마음이 드는 현상이 점점 강렬해 지고 있습니다. 조필연이 죽거나 미치거나 사라지거나 하는 대신 어떻게든 잘 풀렸으면 좋겠네요. 개과천선하는 그런 것 말고 자신이 이룬바 다 이루었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라할까요? 아주 대통령이 되어버렸으면 좋겠군요. ㅋㅋ

하긴 현실에서는 그런 사람들이 그들이 원하는 바를 정말로 다 이뤄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열받긴 하네요. 췟.

Tuesday, November 30, 2010

자이언트에서 순식간에 지나간 삼당합당, 그리고 노무현

자이언트가 근대의 이야기이고, 그리고 모두가 하는 근대사의 획을 긋는 많은 사건들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물로 언급조차 되지 않는 이유는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이야기가 '복수'라는 탓도 있겠지만 그 중대한 사건에 대한 조명은 커녕 제대로 소개조차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쁘게 보자면 SBS 드라마의 낚시성 편집의 하나로 보일 정도로.

자이언트 58회에서는 총 60회를  통털어도 다 못 다룰 굵직한 사건들이 불과 몇 분만에 휙휙 지나갔다. 87년 민주화운동, 6.10항쟁은 드라마에서 지나간 일이라 치더라도 직선제를 공표한 노태우의 6.19선언, 그리고 3당 합당 등등.

무엇보다 맘에 안드는 것은 직선제에 관한 6.29발표 후 황태섭과 아이들이 '우리들이 해냈다며' 자축하는 모습이다. 물론 당시 실제 장면을 몇 프레임 삽입해서 국민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마치 직선제를 여당의 일부의원과 야당의 국회의원들이 이끌어 낸 것 처럼 그려버렸다. 사실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국민들을 위해서 그 어른신들이 일했고 좋아한 것은 아니다..


노태우의 6.29선언을 두고 정권의 국민에 대한 항복이며 민중의 승리라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그 항복은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 최소한의 것을 내어준 것이라는 견해에도 힘이 있다. 6.29 선언에서 발표한 내용은 다음 8가지이다.
  1. 대통령직선제 개헌을 통한 1988년 2월 평화적 정권이양
  2. 대통령선거법 개정을 통한 공정한 경쟁 보장
  3. 김대중의 사면복권과 시국관련사범들의 석방
  4. 인간존엄성 존중 및 기본인권 신장
  5. 자유언론의 창달
  6. 지방자치 및 교육자치 실시
  7. 정당의 건전한 활동 보장
  8. 과감한 사회정화조치의 단행

물론 이 선언이 민중의 승리라는 데는 이견이 없으나, 20여년이 흐른 지금에서 보면 1번과 3번을 제외한 나머지 6개 발표항들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조차 불분명하기 까지 하다. 모두 모호할 뿐 아니라 암묵적으로 좀더 '민주적'이라는 것 외에는 딱히 민주주의의 발전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렇게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20여년 동안 상당한 정치적 발전이 이루어진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때 저 6.29 선언의 내용이 명확했더라면 지금 그 보다 더 큰 정치적 발전이 이뤄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평화적 정권이양은 그놈에서 그놈으로 평화적으로  수행되었다. 죽쒀서 개준격. 하지만 한번 터진 민주화에 대한 열망은 '그놈'의 정체를 금방 알아차렸고, 이에 위기를 느낀 노태우는 이른바 삼당야합을 이루게 된다.

삼당합당 이전 노태우는 호남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김대중의 평민당에 물밑작업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대중이 꿈적도 하지 않자 김영삼의 민주당(통일민주당)과 김종필의 공화당(신민주공화당)을 끌어들여 야합에 성공한다. 이렇게 태어난 민자당(민주자유당)은 김영삼을 끝으로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하지만, 역시 한나라당으로 부활해버렸다.

김종필의 극보수성과 2인자 본성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이고, 김영삼은 아무리 다음 대통령이 탐났다고 했기로서니 정말 분노할 만한 일이다. 한때 운동권이있던 사람들이 그것을 훈장삼아 국회로 진출하고 보수정치인이 되는 게 유행이라고 하나, 민주투사의 대명사라고 불리우던 사람이 그놈한테 붙어서 대통령이 되다니.


이쯤해서 생각나는 것은 자연스럽게 노무현이다. 삼당야합에 홀로이 반대한 '이의 있습니다'발언으로 어찌보면 정치인으로서 스타기질을 발휘한 때였다. 달리 보면 정치라는 것을 너무 몰라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그 감정을 참지 못해서 뱉어 버린 말일 수 있다. 그래서 떠오른다. 옳다 멋지다 진짜 정치인이다. 이런 말들을 해서 무엇하랴.


게다가 요즘 안상수가 노무현 전대통령을 생각나게 하는 기가막힌 퍼포먼스를 해준 덕분에 더 자연스럽게 떠올려진다. 하하 안상수!


자이언트를 아주 재미있게, 정치성 없이 아주 재미있게 보는 데, 가끔 이런 재미까지 주다니. 고맙다 자이언트. 더러운 시대, 정치, 정경유착을 미화했다고 더 이상 욕하지 않겠다!

[자이언트] 충격의 파란 츄리닝

이제 2회 남았습니다. 그래서 58회 중반에 이어지는 감미로운 해피엔딩들이 그다지 어색하지 않았지요. 다만 남은 2회동안 어떤 사건들을 정리하려나, 조필연을 어떻게 끝맺으려나 하는 걱정(?)이 살짝 들었지요.

그런데, 이런 반전이. 정말 파란 츄리닝은 충격의 반전이었습니다.

 
이성모 빼고 훌쩍 지나간 5년, 잘 먹고 잘사는 사람들

드라마 전개상으로도 예상치 못한 부분이었습니다. 이성모가 죽고 비자금 장부와 비디오 테잎이 사라질 거란 예상은 절대 안했지만, 이런 식으로 5년이라는 시간을 훌쩍 뛰어 넘어, 황태섭이 국회의원되고, 황정연이 회장되고, 이강모도 회장되고 승승장구하고, 이미주도 영화 빵터지고 그러는 동안 이성모는 코빼기 한번 안비춰주고 지나갔으니까요. 조필연이 황태섭에게 선거를 지고 (이덕화는 드라마에서라도 국회의원 뱃지를 다는 군요! 그것도 비슷한 시기에 흐흐), 빌빌대고 있는 것이 조필연에 대한 복수를 조금 한 것인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잘 사는 사람들이 이성모를 찾으려는 것인지 마는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이덕화는 드라마에서라도 국회의원에 당선되었군요. 시기도 비슷>



어쨌든 드라마 막판에 재밌는 사건을 빵 터트려 주어 어차피 보려했지만, 다음주가 더더욱 기대되는군요. 사실 자이언트만큼 뻔한 스토리의 드라마가 없다고 희희덕 거리고 있지만 이거 왠지 중독입니다.


파란 츄리닝, 파란만장 인생 이성모


이성모의 인생으로 봤을 때 파란츄리닝은 웃음마저 나오는 반전입니다. 파란 츄리닝때문에 웃다가 그런데 생각해보니 저렇게 불쌍한 인생이 없네요. 이성모는 드라마 초반 부전 지금까지 반듯하고 냉철하고 날카롭게 그려져 왔습니다. 박상민의 연기와는 상관없이요. 언제나 흐트러짐이 없고, 감정표현도 서툴렀지요. 다 아버지를 죽인 조필연에 대한 복수심 때문에 그랬을 것입니다.


그런 그가 갑자기 파란 츄리닝을 입고 방탄조끼를 입고 방바닥을 구르고 있다니 환장할 노릇입니다. 저게 실제 우리 옆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지연수의 눈물 연기는 저리가라 할 만큼 울고불고 한숨쉬고 난리났을 것입니다. 그냥 사고도 아니고 일평생 복수를 위해 그렇게 살았고, 복수를 하기도 전에 복수를 하다 그렇게 되었으니까요.

이성모의 블루 츄리닝과 함께 좋았던 것은 그냥 밍밍하게 끝날뻔 했던 지연수와 이성모의 러브라인이 좀더 멋지게 끝이 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죄없이 죄지은 지연수는 이성모를 통해서 구원받고, 평생 복수만을 위해 사랑이 뭔지도 모른 이성모든 저런 지고지순한 지연수를 통해 구원받고. 좋습니다. 좋아요 ^^

그래도 드라마니까 이성모는 저렇게 불쌍한 인생으로 끝나진 않겠지요? 원래 드라마라는 게 어떻게든 '존엄한 인간'을 보여주게 되었으니까요.

드라마 막판에 가서 주인공이 이강모에서 이성모로 바뀐 느낌입니다. 원래 마지막에 강한 임팩트가 있는 쪽이 드라마든 삶이든 이야기이든 먹고 들어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줌마 다 된 마음으로서 기대하는 것은 제발 이번 58회에 조필연의 꿈에 나왔던 것처럼 총 한방으로 깔끔하게 죽이지 말고, 자근 자근 밟을 대로 밟고 끝났으면 하는 바램이.. 아 잔인해.

Monday, November 29, 2010

자이언트, 김탁구식 결말로 끝나나

자이언트가 이제 3회 남았는데도, 결말이 아직 오리무중입니다. 조필연이 딱 걸려서 잡혀들어가서 그 동안 있었던 사건들 정리하면 끝날줄 알았더니 왠걸 비디오 카메라 테잎이 없어져, 다시 이강모와의 대립이 예고편으로 보여지더군요.


속 후련할 뻔 했던 이성모의 조필연 난타


지난 번에 말씀 드렸드이 이 드라마를 끊지 못하고 보는 이유중의 하나가 결말이 참으로 궁금해서 입니다. 사실 자이언트는 5공화국 등의 역사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극중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좋은 사람으로 그려지고 역사적 사실들은 시청자들이 알아서 생각하기를 부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필연과 이강모 가족의 대립이 극의 중심이지요. 오랫동안 복수의 칼날을 갈아왔고, 드디어 확실하게 처리할 날이 와서 이성모는 조필연을 흠씬 두들겨 팼습니다. 결과론적으로 보자면 총으로 빵 쏴서 죽이는 게 '마무리의 정석'이지만 그래서야 드라마도 되지 않을 뿐더러, 사실 총으로 깔끔하게 죽이는 것 보다 흠씬 두들겨 패주는 게 복수의 맛도 더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래서 나름 속 시원했었지요.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라니, 나중에 더욱 흠씬 두들겨 패 줄 모양입니다.



예고편에서 본 조민우의 입장

조민우는 드라마 초중반 그리 나쁘지 않은 이미지로 그려졌고, 독한 마음으로 일을 저지를 때도 원래 나쁜놈이라 그런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상황에 이끌려 나쁘게 되는 식으로 그려졌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이미주에 대한 마음은 아직도 간절하게 보이며 언제라도 이미주에게 갈 것 처럼 보입니다.
내일 58회 예고편에서 조민우는 오늘 사라졌던 비디오 테이프를 발견하는 데, 그 자리에 이성모가 함께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눈빛과 다음에 이어지는 이성모의 실종은 뭔지 모를 암시를 하는 것 같구요. 조민우만 알고 있는 비밀인 듯한. 게다가 조민우에게는 어쩔 수 없이 마음을 다잡을 수 밖에 없는 그의 아들, 우주가 있지요. 여러 정황으로 보았을 때 조민우는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걸을 수 없지 않을까요.

조심스럽게 예상되는 결말
  "그리고 아무도, 아니 조필연만 있었다?"

이 시점에서 얼마전 최고의 시청률로 끝난 제빵왕 김탁구가 생각이 나네요. 김탁구가 자이언트처럼 심각하고 잔인한 복수극은 아니지만 복수라는 주제에 조필연과 같은 악역, 마준이 엄마 전인화가 있었습니다. 김탁구에서 악역은 전인화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마준이도 있었고, 김실장(김씨 맞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회에 가서는 그 사람들 아무도 없고 오직, 전인화만 있었지요.
자이언트에서도 그와 비슷한 냄새가 납니다. 이미 말했듯이 조민우는 아버지를 배신하고, 아니 배신이라기 보다 아버지에 대한 연민도 있겠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죄값을 받아야 한다는 일종의 정의감과 그리고 자신을 벌하기 위한 선택으로 테이프를 세상에 공개할 듯한 분위기입니다. 마치 김탁구에서 구마준 처럼 말이지요. 물론 고재춘이 있지만, 미안하지만 그의 결말은 드라마에서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는군요. (고재춘의 역할이 작다기 보다 조필연에게 너무 매여 있는 역할이니 말이지요) 그래서 마지막회에서는 조필연만 끝내 악역으로 남고 해피엔딩들이 이어 지지 않을까 싶네요. 특히 수 많은 러브 스토리들. 이강모와 황정연, 조밍우와 이미주, 황태섭과 유경옥,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자면 박소태와 염경자, 이성모와 지연수의 러브스토리. 어찌 김탁구의 결말이 겹쳐져 보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60회동안 쉴 새 없이 달려온. 사건들이 만화처럼 금방금방 지나간 60회의 결말이 너무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그리고 끝나고 이어지는 드라마 '아테나'에 대한 기대감도 살짝.

Tuesday, November 23, 2010

자이언트, 끊지 못하고 계속 보는 이유

자이언트가 벌써 56회다. 초반에 애기들 나왔을 때 재밌게 보다가 중반에 너무 재미도 없고 어이도 없고 그래서끊었다. 그러다 어느날 심심한데 볼게 없어서 보았다. 계속 보고 있다.


끊었던 이유.
1. 생각대로 G?
주요 등장인물이 맘만 먹으면 안되는 게 없다. 이강모는 모든 걸 알고 있어 속이는 걸 또 속이는 수법에 도가 텄다. 어제 55회 방송분에서도 식당 아주머니가 조민우에게 사주 받은 것을 어떻게 알고 그걸 또 이용한다. 조필연도 그랬고, 이성모도 그랬고, 황태섭도 그랬고 다 생각만 하면 이루어지는 세상.


2. 연기가 너무 어색한 배우들
난 박상민이 연기파 배우인 줄 알았다. 정말이다. 그런데 자이언트에서는 왤케 연기를 못하냐. 특히 황정음과 슬프거나 기쁘거나 어쨌든 감정연기를 할 때 황정음을 끌어안는 모습은 동생을 끓어안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엮어 볼려고 끌어안는 것 같았다. 이성모 어렸을  때 나온 좀 큰 아역배우가 훨씬 잘하는 것 같다. 그리고 죽은 황태섭의 아내의 연기도 좀 그랬다. 그 분들에게는 죄송.


3. 만화같은 스토리
이 드라마엔 디테일이라고는 전혀 없는 것 같다. 큰 사건들이 그냥 듬성듬성 주욱 주욱 넘어간다. 만화책 보듯 스윽 스윽 넘어가는 느낌이다. 그런데 이게 딱히 단점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끊지 못하고 계속 보게 된 이유.
1. 만화같은 스토리
극 전개가 무쟈게 빠르니까 그냥 스윽 본다. 단점이면서 장점. 노트북에 켜놓고 문서작업을 하거나 일을 하거나. 디테일을 볼 필요가 없으니 그렇게 봐도 전부 다 이해가 된다. 그래서 만화 처럼 다음 회가 기다려진다. 이런 젠장.

2. 나름 현대 정치극, 시대극.
다른 사극과 다르게 상당부분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인물들이 실존 인물이다 아니다 말이 많지만 벌어지는 사건들은 이 시대가 겪었던 일이기 때문에 관심이 간다.

3. 결말이 궁금.
1회부터 시작된 이성모 가족의 조필연에 대한 복수가 어떻게 끝이 날지 이젠 궁금해서 죽겠다. 솔직히 조필연 총맞아서 확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ㅋㅋ 이 유아적이고 아줌마적인 발상. 황정음 아들이 어떻게 될지도 궁금하고, 이성모라 그 신입 여배우랑 이어질지도 궁금하다 ㅋㅋㅋ

4. 조필연 연기.
만약 자이언트 배우중 한명이 연기대상에서 짱을 먹는다면 주저없이 조필연이다. 자이언트 찍기전에 정보석이 무르팍 도사에 나와서 코믹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다음 연기를 어떻게 할거냐고 강호동이 물었을 때, 벗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음.. 너무 최선을 다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 이제는 그 하이킥에서 보였던 코믹 연기는 떠오르지도 않는다.

<조필연 짱, http://www.journalogplus.com/>



쉬지 않고 계속 보는 드라마는 왠만하면 더 끝나지 말고 계속 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는데, 이 드라마 자이언트는 어서 결말보고 끝났으면 좋겠다.




Tuesday, October 5, 2010

성균관 스캔들, 금상의 판결과 타진요

성균관스캔들을 주욱 보아오지 않아 내용도 이름도 잘 모르지만 어제 순두정강에 대한 금상의 판결은 줄거리를 몰라도 알아들을 만 했습니다. 금상은 김윤식을 진범이라 지목하고 그 증거를 밝히려 했던 장의를 비롯한 대다수에게 불통을 내립니다. 불통의 이유는

 김윤식이 진범이 아닌 가능성에 대해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

드라마의 내용을 보자면 사실 그리 중요한 의미가 담긴 말이라기 보다 금상이 김윤식을 아끼는 마음에서 나온 말인 듯 했습니다. 좀더 생각한다 하더라도 '절대적인 것은 없다', '열린 사고를 해라' 등의 상투적 혹은 추상적인 가르침 정도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에 집중하지 못한 탓이지만, '타진요' 와 MBC 스페셜 '타블로, 스탠포드에 가다'가 생각났습니다. 타블로 학력 위조의 진실에 대한 것 보다 타진요 카페의 '강제탈퇴'에 대한 장면이 떠오른 것이지요. MBC 방송 제작진은 타진요에 가입하고 '냉정하게 생각해봅시다'라는 제목으로 타진요가 문제삼고 있는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내용의 글을 올렸는데, 몇 분 지나지 않아 글은 삭제되고 카페에서 강제탈퇴되었습니다. 그 이유를 카페 운영진의 말은,

우리 카페는 타블로의 학력 위조 의혹을 제기하는 카페이기 때문에 다른 견해는 다른 쪽에서 논의해줬으면 하는 것


사실 말 자체는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야구카페에서 축구얘기만 줄창 하는 회원은 탈퇴시키는게 맞을 지 모르니까요. 물론 단박에 강제탈퇴라는 방법적 문제는 제외하고 말이지요. 타진요 운영진 역시 카페의 성향과 다르니 탈퇴시켜야 된다고 당연히 생각했는지도 모르지요.

제가 생각하기에 강제탈퇴 문제보다는 타진요가 밝혀지지 않은 문제에 대한 맹목적성 신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균관 스캔들에서 장의를 비롯한 유생들이 김윤식을 진범으로 몰아간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드라마에서는 의도적으로 김윤식에게 누명을 씌우고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 몰아간 것이기에 그 과정까지 똑같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타진요가 타블로에게 누명을 씌우거나 진실을 알고 행동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타진요가 진실을 왜곡했다고 말하긴 힘듭니다. 타블로 학력위조라는 기사가 났을 때 긴가 민가 했지요. 학력위조라면 지금까지 많이 터지고 사실로 들어났으니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며칠전 타진요에서 만든 동영상과 아주 긴 글들을 읽었습니다. 타블로의 팬이나 그 측근이 아니라 그냥 주욱 읽어내려가면 그 글이 매우 논리적으로 읽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글들은 모두 사실을 전제하고 작성된 것이라는 것입니다. 성균관스캔들에서 금상의 말처럼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 것이었지요.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냉정하게 생각해봅시다'라는 글에 대해 혹은 그런 류의 글에 대해 무조건 삭제보다는 설명을 해주는 것 또한 그런 방법중의 하나이지요.

아직 진실 공방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타진요측은 중요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편파적이다 등 MBC 스페셜을 정면반박하고 있고 MBC 스페셜은 이번주 2편을 방송합니다. 1편 방송후 대세는 타진요에 대한 비난이지만 2편을 기대해볼만 합니다. 진실여부도 여부이지만, 방송 자체가 재미있습니다.

금상의 한마디는 생각해보니 요즘 며칠 시사하는 바가 많아보입니다. 타진요도 그렇고 지하철 난투극도 그렇고 어느 것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사건들이 많습니다. 진정 패륜녀인지 할머니가 너무했는지. 그리고 이 정부들의 풀리지 않는 수많은 사건들에 대한 진실들도 그렇구요. 또한 금상의 한마디는 SBS 드라마 자이언트에 나오는 무수한 '어떻게든 되겠지'식의 행동들과 대립하기도 합니다. 자이언트속의 시대가 믿는 권력과 돈이 있으면 정말 '어떻게든 되는'시대였긴 하지만요.

<타블로 스탠포드에 가다 취재후 스탠포드대의 기사>


MBC 스페셜 타블로편을 보고 속이 시원했던것은 타진요를 파헤친 것 때문이 아닙니다. 방송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사항들을 하나 하나 자세하게 설명하고 증거를 제시해서 알아듣기 쉽게 풀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단순해서 그렇게 직접적으로 설명해주지 않으면 알아듣기 힘들지요. 그리고 그런 방법일수록 진실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합니다. 방송을 보면서 이 정부의 수많은 사건들에 대해 그런 방송을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어느 것이 진실이든 궁금해 죽겠으니까요.


여튼 이시대. 다양성속에서 개방성이 필요한 시대임은 분명합니다.

Friday, July 30, 2010

박노식 '사노라면', 또 하나의 사노라면을 만들다.

'사노라면'은 마치 동요나 초중학교때 음악교과서에

사노라면 원곡을 부른 쟈니리

 나왔던 노래도 아닌데 인기가 굉장하다. 요즘은 교과서에 실렸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음악교과서에서 저 노래를 배운 기억은 없다. 게다가 딱히 저 노래를 누구에게 배워본 기억도 없다.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특히 20대, 30대, 40대에게는, 아마 거의 없을 것 같다.

쥐도 새도 모르게 알려진 이유는 80년대에 들국화가, 그리고 90년대 이후 김장훈, 크라잉넛, 싸이 등이 불러 대중화된 이유가 클지 모른다. 그런데 저들이 노래를 불렀을 때 그저 '구전가요를 리메이크'했구나 하는 생각 뿐 저런 노래가 있구나 하는 깨달음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아마도 가수들에 의해 좀더 퍼지긴 했어도, 이미 '사노라면'이라는 노래는 이미 인기가 짱이었던 것이다.

그저 구전가요로만 알고 있었는데, 있었는데 2004년에 작곡가와 작사가, 그리고 가수까지 밝혀졌다.

원제목: 내일은 해가 뜬다 (1966년)
작사: 김문응, 작곡: 길옥윤, 노래: 쟈니리

이 노래가 실린 앨범은 35만장이 팔려나갔으나, 이듬해인 1967년 '현실부정적'이라는 이유로 금지곡으로 지정된다. 그렇게 노래가 묻히다가 80년대 초 소위 운동권 학생들에 의해 도로위에서 널리 불려지고, 민중가요집에는 '사노라면'이라는 제목으로 구전가요 혹은 작자미상등으로 실려 대학생 뿐 아니라 그 시기 핍박받던 모두에 의해 불려지게 된다.

87년 들국화의 사노라면

이 노래를 리메이크 한 가수는 전인권의 들국화를 필두로, 장필순, 김장훈, 크라잉넛, 신화, 레이지본, 체리필터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가수들이 불렀으니 대한민국 전체가 적어도 한 두 번은 들어봤다고 해도 거짓이 아닐터.

60년대 중반에 만들어진 노래가, 현실부정적이라는 이유로 금지곡으로 지정되고 20년이 흘러 80년대 운동판에서 널리 불려졌다는 것은 적어도 그 20년동안의 현실은 '사노라면'의 내용을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80년대에 널리 불리게 된 계기는 노래가 쉽고 가사도 그다지 복잡하지 않고 일반적인 내용이어서(?) 이겠지만, 당연히 노래의 내용이 당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절실히 다가왔기 때문일게다.

시간이 흘러 '사노라면'은, 그 일반성을 확실히 이용당해(?) 밝은 분위기의 노래로 불려졌다. 특히 김장훈과 싸이버전의 '사노라면'은 시험못봐 낙담한 사람, 면접에 떨어져 낙담한 사람, 하루하루 살아가기 힘든 사람, 돈이 많든 적든 권력이 있든 없든 어제보다 못한 오늘을 보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힘을 주는 노래이다. 그들의 노래를 들으면 힘이 나고 기분이 좋아진다.

사노라면이란 노래의 또 하나의 힘이다. 운동권에서, 이 사회의 밑바닥에서 불려짐이 마땅했던 노래가 이제 누구에 의해 불려져도 마따한 노래가 되었으니 말이다. 운동권에 의해 불렸던 '사노라면'도, 김장훈에 의해 불렸던 '사노라면'도 모두가 걸작이다.

김장훈의 사노라면은 사노라면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요즘 자이언트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저따구의 드라마를 만드냐하면서도 심심풀이로 봐왔다. 그러다 어제 박노식의 사노라면을 듣고 보고 또 하나의 걸작이라는 생각을 했다. 7월 27일 자이언트 22회는 박노식의 연기 하나로 볼만했고, 그리고 박노식의 '사노라면'이 탄생한 날이라 해도 될 듯 하다.

하필 자이언트에 나온 박노식의 연인 이름이 '재숙'이라서 박노식의 입에서 '재숙'이라는 이름이 나올 때 마다 '향숙이'가 겹쳐져 피식할 수 밖에 없었지만, 점점 박노식의 연기에 빠져들어 누워서 '사노라면'을 부르는 2분동안 그저 화면을 응시할 수 밖에 없었다. 카메라 앵글 몇번 옮겼을 뿐인데 기가 막힌 뮤직비디오라도 되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뉴스를 검색해 보니 역시 자이언트의 사노라면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그런데 위 동영상에 대한 것이 아니라 박노식의 시체를 앞에 두고 나머지 전우(웅?)들이 손잡고 부르는 사노라면이 감동적이었다고 한다. 내가 이상한 것인가. 난 그 장면이 오히려 박노식의 사노라면의 감동을 반감시킨 것 같은데 말이다. 찍소리라도 할라치면 신나게 두들겨맞던 삼청교육대에서 손에 손잡고 노래를 부르는 데도 조교들 그림자조차 안보이는 것도 그렇고, 당시에도 벌써 그렇게 사노라면이라는 노래가 대인기였는지도 의문이었다. (모두 부르고 있었다). 삼청교육대에 사노라면이라는 노래를 가르키나?

어쨌든 다른 버전의 사노라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