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만들어 낸 악인
조필연. 그 함자(?)가 한문으로 어떻게 되는지 몰라도 아마 必然이 아닐까 합니다. 그 사전적 뜻은 '사물의 관련이나 일의 결과가 반드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음'입니다. 만약 조필연의 이름이 저 한자 그대로라면, 조필연이라는 인물은 그 시대에서 나올수 밖에 없는 인물이라는 뜻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겁니다.
조필연이 악인인 이유는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사람이든 돈이든 가족이든 그 무엇이든 상관없이 이용하고 없애고 한다는 것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그 욕망이라는 것이 모두 '돈과 권력'으로 향하고 있지요. 70년대, 80년대, 사실 현재까지도 있으신 분들이라 하면 모두 지향하는 바일 것입니다.
특히 그 시대에는 돈만 있으면, 권력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시대였으니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위해 애쓸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사람의 본능이전에, 그 시대가 사람들을 그렇게 만든 것이지요. 그 대표적인 인물, 그 시대에서 필연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던 인물이 조필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조필연, 단 한번의 인간미
조필연은 60회 통틀어 한번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습니다. 아들 조민우에게 가끔 다정하게 말하는 것은 인간미가 아니라 성공하는 법을 나긋나긋하게 가르쳐준 것이었지요. 자신 앞길에 걸리면 아들이든 아내든 아무 상관없이 냉혹하게 내치지요. 일반사람은 물론이고, 적들에게는 두말 할 나위 없습니다.
그런데 마지막회에서 단 한번의 인간미가 포착됩니다. 참 그것도 1초나 될까 말까하는 순간이지요. 오의원의 별장으로 경찰이 들이닦치기 전 권총으로 자살한 고재춘을 보며 소리 고래고래 지르다가 얼필 한쪽눈에 눈물이 글썽합니다. 정말 60회를 통틀어 보여준 단 한번의 인간미이지요.
그런 연기를 보여준 정보석이 대단하다고 밖에 말을 못하겠습니다. 끝까지 악인으로 남는 연기, 그리고 그 속에서 보여준 단 한번의 인간미.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그의 투신은 여전히 희망 사항
시대가 만들어낸 인물 조필연의 투신은 이강모가 복수에 성공한 것 처럼 보이게 하지만, 마지막 이강모의 표정처럼 뭔가 찜찜합니다. 드라마의 내용대로 복수를 한 것인지 만 것인지를 말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2010년 현재 그 조필연들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여전히 돈과 권력의 꿀맛을 찾아 헤매는 높으신 분들을 뉴스를 통해 자주 뵐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그런 분들이 모두 투신을 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아 잔인해). 그저 하루라도 빨리 그런 분들이 우리 나라를 이끌어 나갑네 하고 떵떵거리는 날이 사라지기를 바랄 뿐이지요.
기나긴 60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보여준 드라마. 참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