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원곡을 부른 쟈니리
쥐도 새도 모르게 알려진 이유는 80년대에 들국화가, 그리고 90년대 이후 김장훈, 크라잉넛, 싸이 등이 불러 대중화된 이유가 클지 모른다. 그런데 저들이 노래를 불렀을 때 그저 '구전가요를 리메이크'했구나 하는 생각 뿐 저런 노래가 있구나 하는 깨달음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아마도 가수들에 의해 좀더 퍼지긴 했어도, 이미 '사노라면'이라는 노래는 이미 인기가 짱이었던 것이다.
그저 구전가요로만 알고 있었는데, 있었는데 2004년에 작곡가와 작사가, 그리고 가수까지 밝혀졌다.
원제목: 내일은 해가 뜬다 (1966년)
작사: 김문응, 작곡: 길옥윤, 노래: 쟈니리
작사: 김문응, 작곡: 길옥윤, 노래: 쟈니리
이 노래가 실린 앨범은 35만장이 팔려나갔으나, 이듬해인 1967년 '현실부정적'이라는 이유로 금지곡으로 지정된다. 그렇게 노래가 묻히다가 80년대 초 소위 운동권 학생들에 의해 도로위에서 널리 불려지고, 민중가요집에는 '사노라면'이라는 제목으로 구전가요 혹은 작자미상등으로 실려 대학생 뿐 아니라 그 시기 핍박받던 모두에 의해 불려지게 된다.
87년 들국화의 사노라면
이 노래를 리메이크 한 가수는 전인권의 들국화를 필두로, 장필순, 김장훈, 크라잉넛, 신화, 레이지본, 체리필터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가수들이 불렀으니 대한민국 전체가 적어도 한 두 번은 들어봤다고 해도 거짓이 아닐터.
60년대 중반에 만들어진 노래가, 현실부정적이라는 이유로 금지곡으로 지정되고 20년이 흘러 80년대 운동판에서 널리 불려졌다는 것은 적어도 그 20년동안의 현실은 '사노라면'의 내용을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80년대에 널리 불리게 된 계기는 노래가 쉽고 가사도 그다지 복잡하지 않고 일반적인 내용이어서(?) 이겠지만, 당연히 노래의 내용이 당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절실히 다가왔기 때문일게다.
시간이 흘러 '사노라면'은, 그 일반성을 확실히 이용당해(?) 밝은 분위기의 노래로 불려졌다. 특히 김장훈과 싸이버전의 '사노라면'은 시험못봐 낙담한 사람, 면접에 떨어져 낙담한 사람, 하루하루 살아가기 힘든 사람, 돈이 많든 적든 권력이 있든 없든 어제보다 못한 오늘을 보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힘을 주는 노래이다. 그들의 노래를 들으면 힘이 나고 기분이 좋아진다.
사노라면이란 노래의 또 하나의 힘이다. 운동권에서, 이 사회의 밑바닥에서 불려짐이 마땅했던 노래가 이제 누구에 의해 불려져도 마따한 노래가 되었으니 말이다. 운동권에 의해 불렸던 '사노라면'도, 김장훈에 의해 불렸던 '사노라면'도 모두가 걸작이다.
김장훈의 사노라면은 사노라면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요즘 자이언트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저따구의 드라마를 만드냐하면서도 심심풀이로 봐왔다. 그러다 어제 박노식의 사노라면을 듣고 보고 또 하나의 걸작이라는 생각을 했다. 7월 27일 자이언트 22회는 박노식의 연기 하나로 볼만했고, 그리고 박노식의 '사노라면'이 탄생한 날이라 해도 될 듯 하다.
하필 자이언트에 나온 박노식의 연인 이름이 '재숙'이라서 박노식의 입에서 '재숙'이라는 이름이 나올 때 마다 '향숙이'가 겹쳐져 피식할 수 밖에 없었지만, 점점 박노식의 연기에 빠져들어 누워서 '사노라면'을 부르는 2분동안 그저 화면을 응시할 수 밖에 없었다. 카메라 앵글 몇번 옮겼을 뿐인데 기가 막힌 뮤직비디오라도 되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뉴스를 검색해 보니 역시 자이언트의 사노라면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그런데 위 동영상에 대한 것이 아니라 박노식의 시체를 앞에 두고 나머지 전우(웅?)들이 손잡고 부르는 사노라면이 감동적이었다고 한다. 내가 이상한 것인가. 난 그 장면이 오히려 박노식의 사노라면의 감동을 반감시킨 것 같은데 말이다. 찍소리라도 할라치면 신나게 두들겨맞던 삼청교육대에서 손에 손잡고 노래를 부르는 데도 조교들 그림자조차 안보이는 것도 그렇고, 당시에도 벌써 그렇게 사노라면이라는 노래가 대인기였는지도 의문이었다. (모두 부르고 있었다). 삼청교육대에 사노라면이라는 노래를 가르키나?
어쨌든 다른 버전의 사노라면, 좋았다.
2 개의 덧글:
잘 보고 갑니다..
괜스레 오늘 밤은 김광석..이 많이 생각나네요..
오랜만에 그의 노래를 좀 들어야겠습니다..
아 김광석 ㅠ.ㅠ 저까지 그렇게 만드시고 가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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