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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February 14, 2011

내가 무한도전을 더 좋아하는 이유

사람들이 무한도전을 좋아하는 이유는 캐릭터, 공익성, 센스있는 자막 등 아주 다양합니다. 많은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 만큼 장수하면서도 지속적인 인기가 있는 것일테구요.

저도 무한도전을 이런 이유에서도 좋아하지만, 저는 무한도전이 언제나 '예능'임을 잊지 않고 있기 때문에 더욱 좋아합니다. 무한도전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그렇지 않은 분들이나 '뭐라고?'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무한도전은 종종 공익성이나 시사성을 강조한 주제로 방송을 했으니까요. 그래서 심지어 '예능이 다큐냐'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였지요.

하지만 제 생각으로는 무한도전이 다큐인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감동을 준 적은 많지만 감동을 준다고 다큐인 것은 아닙니다. 사실 무한도전은 지난해 많은 웃기기도 많이 했지만 많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사람들이 '다큐냐'라고 하는 독설아닌 독설에 대해 생각나는 방송은 수두룩합니다. 비교적 최근만 해도 '나비효과'특집이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특집이 생각나네요. 나비효과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다룬 것이고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수질 문제 크게는 4대강문제까지 언급한 주제였지요.



하지만 무한도전은 그러한 문제를 언제나 '예능적'으로 다루었습니다. 만약 다큐라고 비난이든 비판이든 할 것이라며 지구온난화에 대해서 무한도전이 다큐적(?)으로 다루었다는 근거를 들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테면 지구온난화의 현장은 못가더라도 박물관이나 자료들을 보면서 아 이것이 문제이구나하면서 했어야지요. 하지만 무한도전은 하나의 예능콩트를 만들어내면서 지구온난화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만약 그 무거운 주제가 싫다면 그것을 고려하지 않아도 중간 이상으로 웃기는 하나의 방송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특집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관심없는 사람들이면 그것이 물오염 문제를 말하는 지도 몰랐을 것입니다. 그저 멤버 하나 둘씩 사라지는 과정을 유명한 추리소설에 빗대어 만든것뿐이지요. 그 속에서 억지로 감동을 주려거나 억지로 문제의식을 부각시키거나 하는 과정은 없었습니다.



사실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어제 1밖 2일 방송을 보고난 후 였습니다. 1밖2일 멤버들이 추운 겨울에 설악산 종주를 하고 감동에 겨워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모습이 어제 방송의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그 감동이 조작되었다거나 오바했다는 것이 아닙니다. 군대를 다녀온 남자분들 혹한기에 행군을 해 보신 분들이라면, 행군코스에 어디에나 하나쯤 있는 깔딱고개의 무서움은 몸서리쳐지도록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추운 겨울에 설악산 종주가 오바아닌 정말 추웠겠구나 고생했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1박2일은 예능프로입니다. 감동은 시청자들이 느끼는 것이지 멤버들이 느끼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적어도 멤버들의 감동을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바로 비교되는 것은 무한도전의 프로레슬링 특집편입니다.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무한도전방송에서는 멤버들끼리 감동하는 모습은 극히 적었고 오히려 다음 방송에서 그것마저 예능의 소재로 다루어졌습니다. 엉엉우는 것을 놀리고 고생했다고 생색내는 멤버를 타박했습니다. 이미 프로레슬링의 감동은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으니 그걸로 된 겁니다.

자막도 한몫합니다. 무한도전에서 소위 닭살이 돋거나 손이 오글거리는 자막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끈끈한 우정이니 동료애이니 그런말이 등장할라 치면 태호피디가 그러는지 다른 작가가 그러는지 훼방을 놓기 일쑤입니다. '드라마 쓰시네', '눈물나네 눈물나.'하는 식으로요. 저번주 방송에서도 스키점프대를 기어오르는 미션에서 유재석이 다른 멤버들을 이끌어 주는 장면이나 박명수가 몸이 힘든 상황에서도 끝내 오르려는 투지를 불태울때도 무한도전의 자막은 오글거리는 자막과 함께 그것을 희화화하는 자막을 함께 내보냈습니다. 설악산 종주와 스키점프대 종주(?)는 물론 비교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감동일색의 1박2일 자막과는 차이가 있었던 것이지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기원을 주제로한 어제 방송도 예능 그 자체였습니다. 흔히 생각되는 컨셉은 평창의 시설들을 방문하면서 시설의 우수성을 알리거나 유명인사를 방문해서 얘기를 들으면서 웃음을 만들어내거나 했을 텐데, 무한도전은 그냥 맨눈(?)에 헤딩하면서 시설들을 보여주고 말도안되는 홍보비디오를 보여주면서 평창유치를 기원했지요. (하지만 저번주방송은 사실 억지감동이 조금 느껴지기도 했네요. 스키점프대를 오르면서 말이지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무한도전에서 감동을 받았던 특집 어느것도 자막이나 영상편집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것은 극히 적었던 것 같습니다. 봅슬레이특집때에도, 레슬링 특집때에도 흐르는 눈물을 보여주긴 했지만 곧바로 웃음거리 만들어버리곤 했지요.

무한도전이 예능이 아니라고 말하는 분들. 잘 보시면 무한도전만큼 예능에 충실한 예능프로그램이 없을 것 같습니다.




3 개의 덧글:

칼촌댁 said...

그렇군요.^^ 전 두 프로그램 다 거의 안보고 있는데, 별다방미스김님 글을 읽으니 좀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즐거운 하루되세요.

하늘엔별 said...

저 역시 무한도전을 즐겨 봅니다.
빼먹지 않고 꼭 보고, 다시보기도 합니다.
1박2일은 안 본지 몇 달 되어 갑니다.
보나 안 보나 별 의미가 없더라고요. ㅎㅎㅎ

별다방미스김 said...

@칼촌댁 @하늘엔별 할일없이 빈둥대다 보곤 하지요 무한도전이 저는 개인적으로 좋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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